이재용 법정 출석에 '태극기부대' 등장…"영장 기각하라"

기사등록 2017/02/16 11:47:56
【서울=뉴시스】최동준 기자 = 뇌물공여 및 횡령 등 혐의를 받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6일 오전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 들어서고 있다. 2017.02.16.  photocdj@newsis.com
박사모-노동자연대 등 수십명 법정 주변서 시위  

【서울=뉴시스】임종명 나운채 기자 = 이재용(49)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 여부를 가리는 법원 심사가 열린 16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 주변은 이른 시각부터 북새통이었다.

 특히 이 부회장 구속영장 발부 여부를 두고 찬성과 반대를 주장하는 단체들이 각자 격렬하게 입장을 개진해 한때 긴장감이 돌기도 했다.

 이 부회장 구속에 반대하는 입장을 밝힌 단체는 '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박사모)' 소속 회원들이었다. 이들은 이 부회장이 영장심사를 받기 위해 법원에 도착하자 청사 입구 주변에서 "구속영장 기각하라"고 외쳤다. 박사모 회원들은 이날 40여명 가량이 모였다.

 반면 노동자연대 소속 근로자 등 10여명은 박사모 맞은편에 서서 '극우단체 지원 이재용을 구속하라', '위증죄 이재용을 구속하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맞대응했다. 이들은 이 부회장이 법정으로 향하자 "이재용을 구속하라"고 외쳤다.  

【서울=뉴시스】최동준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영장실질심사가 열린 16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방법원 입구 앞에서 시민단체 회원들이 각각 이 부회장 구속 찬성과 반대(사진 아래)를 외치고 있다. 2017.02.16.  photocdj@newsis.com
 법정 출입구 앞에는 법원 경위 50여명이 배치됐고 양측간에 별다른 충돌은 없었다.

 이 부회장은 법정 출석에 앞서 오전 9시26분께 서울 강남구 대치동 특검 사무실 주차장에 도착했다. 지난달 18일 처음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특검에 출석한 지 30일 만이다. 중대 사안인만큼 삼성 측 관계자도 8~9명이 현장에 나와 이 부회장을 맞이했다.

 검은색 대형 승용차에서 내린 이 부회장은 무테안경에 검정색 코트, 흰 셔츠에 짙은 감색 넥타이 차림이었다.

 이 부회장은 이전 특검 출석 당시와는 달리 다소 흐트러진 모습이었다. 정돈된 머리, 깔금한 행색 등 이때까지 보였던 단정한 이미지와는 사뭇 다른 느낌이었다.

【서울=뉴시스】최동준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영장실질심사가 열린 16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방법원 입구 앞에서 시민단체 회원들이 이 부회장 구속 반대를 외치고 있다. 2017.02.16.  photocdj@newsis.com
 이러한 분위기는 이 부회장의 발걸음에서도 느껴졌다. 과거 특검 출석 때는 한걸음 내딛는데 머뭇거린다거나 취재진을 의식해 느린 발걸음을 보였으나 이날은 빠른 걸음으로 취재진의 질문에 침묵으로 일관하며 곧장 특검 사무실로 향했다.

 특검 사무실 주변에서도 시민, 지방자치단체 기초의원 등의 피켓 시위가 있었다. 삼성 뿐 아니라 다른 대기업에 대한 수사를 촉구하는 내용이었다.

 40대로 추정되는 여성은 "LG화학이 역외탈세를 한 것이 추징금으로 둔갑했다"며 "최순실 사건과 연관있는지 박영수 특검, 윤석열 검사, 이규철 특검보가 특검에서 밝혀달라"고 주장했다.

 또 'GS그룹에서 K-미르재단 42억지원, 특검은 밝혀달라'고 적힌 피켓도 등장했다. 이 피켓에는 더불어민주당 포천시의원 이원석, 류재빈, 이형직 의원의 이름이 명시돼있었다.

【서울=뉴시스】조성봉 기자 = 430억원대 뇌물공여 등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영장실질심사를 받는 1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박근혜퇴진비상국민행동 회원들이 이 부회장의 구속을 촉구하며 기습 시위를 하고 있다. 2017.02.16. suncho21@newsis.com
 경찰은 현장에 의경중대 1개 부대, 경찰관 기동대 1개 부대 등 총 160여명을 배치했다. 특히 형사 조끼를 착용한 경찰관까지 눈에 띄는 등 평소보다 더욱 삼엄한 분위기였다.

 이 부회장은 '추가된 혐의 인정하느냐', '심경 한 말씀해달라' 등 취재진의 질문엔 일절 답변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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