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부회장 최대 위기 속 이부진·서현 자매 '정중동' 행보

기사등록 2017/02/15 10:35:47
【서울=뉴시스】이연춘 김동현 기자 = 삼성그룹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구속영장 재청구로 인해 최대 위기를 맞고 있는 가운데 이부진·서현 자매의 경영 행보에 눈길이 쏠린다.

 현재 삼성의 분위기는 9년만에 또다시 특검의 칼날에 뒤숭숭하다. 특검팀이 이 부회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재청구하면서 한치 앞을 내다볼수 없는 상황이어서 그 어느때보다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그룹의 호텔과 패선사업 경영을 이끌고 있는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삼성물산 패션부문 사장은 그룹의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도 각자 맡은 경영에 온 힘을 쏟고 있는 모습이다.

 15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그룹의 최대 위기를 맞고 있지만 이부진·서현 자매는 촉각을 곧추 세운채 정상업무 수행에 나서면서도 사태추이를 긴장속에서 점검하는 모습이다. 현재로서 개별 그룹들이 무엇을 어떻게 대응하기는 어렵지만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긴밀하게 움직이자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호텔신라와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당장 비상경영을 체제에 돌입하는 것은 아니지만 비상계획을 수립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이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재청구를 법원이 받아들일 경우 호텔 사업부를 담당하고 있는 이부진 사장의 그룹내 입지가 강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조심스레 나온다.

 이를 반증하듯 이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재청구된 직후부터 주식시장에서 호텔신라의 주식은 큰 폭으로 상승하고 있는 중이다.

 금융업계에 따르면 15일 오전 9시 기준으로 호텔신라우선주는 전날보다 6100원 오른 6만4200원에 거래가 되고 있다. 이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재청구가 이뤄진 전날에는 15.05% 주가가 뛰었다.

 호텔신라 측에서는 이 부회장이 구속되더라도 이 사장의 그룹내 입지는 변함이 없을 것이라는 점을 견지하며 그동안 추진해왔던 호텔·면세점 사업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당장은 대외 활동보다는 내실에 더 충실히 한다는 계획이다. 이 사장은 지난 2015년 현대산업개발과 함께 세운 용산 신라아이파크면세점의 시장 안착을 위해 노력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싱가포르 창이공항점, 마카오 공항점, 태국 푸껫점에 이어 홍콩 첵랍콕공항 면세점 입찰 참여, 일본 도쿄면세점 운영 등의 사업을 전개할 예정이다.

 삼성물산 패선부문은 실적 악화에 직면하면서 이서현 사장에 경영 행보에 먹구름 낀 상태다.

 장기 불황으로 패션사업부문이 지난해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구조조정 등 경영효율화 작업이 단행된 만큼 올해는 국내외 사업부문에서 성과를 내야하는 상황이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지난해 남성복 브랜드 엠비오와 핸드백 브랜드 라베노바를 철수했다. 브랜드 재편도 단행했다. 남성복 브랜드이자 백화점의 고급화 라인이었던 로가디스를 갤럭시로, 중저가 브랜드이자 가성비가 높았던 로가디스 그린은 로가디스 스트리스로 통합했다. 이 과정에서 비용이 발생해 영업적자 폭이 확대됐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이런 적자경영에도 불구하고 이서현 사장의 올해 경영 키워드는 '공격'이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올해 국내외 유통 사업을 보다 확대해 나갈 방침을 세웠다.

 업계 관계자는 "이부진·서현 자매는 조용한 경영행보 스타일"이라며 "호텔신라의 우선주는 물동량이 작아서 변동폭이 크다"며 "이 사장의 역할이 커질 수 있다 등 의미를 부여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lyc@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