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금융사, 저금리에도 가계대출 늘어 짭짤…작년 순익 25%↑

기사등록 2017/02/12 06:20:00 최종수정 2017/02/13 10:31:19
【서울=뉴시스】이영환 기자 = 1년전 연 3% 초중반이던 중도금 대출금리가 최근 연 5%대까지 급등했다. 건설업계는 은행권에서 중도금 대출을 꺼리는 현상이 지속돼 미분양 단지 및 분양률이 높은 건설사 또한 중도금 대출 은행을 찾지 못하고 있으며, 제2금융권의 신용대출로 대출 금리가 높아져 이자 부담이 커지면 수요 감소와 미분양 증가로 주택시장이 침체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사진은 8일 오후 서울 중구의 한 은행앞에 표시된 대출 금리. 2017.02.08.  20hwan@newsis.com
신한 9년 연속 '리딩금융' 수성, KB '2조 클럽' 재입성
가계대출 증가로 이자수익 늘어

【서울=뉴시스】김지은 기자 = 저금리 속에서도 대출 신장에 따른 이자이익 증가에 힘입어 지난해 국내 주요 금융지주의 실적이 크게 늘었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실적을 발표한 신한·KB·하나 등 3대 금융지주와 우리은행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총 7조524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1년 전 6조342억원보다 1조4904억원(24.6%) 불어난 규모다.

 대형 금융사들이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기록한 것은  대출 자산 증가로 이자이익이 불어난 효과가 컸다. 부동산시장 호황에 따라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가계대출이 급증한 덕분에 저금리에도 일종의 박리다매 효과가 나타났다.

 이들 그룹의 원화대출금은 779조6830억원에서 744조9080억원으로 1년 새 34조7750억원(4.6%) 불었다.

 이자이익은 23조2694억원으로 1년 전(22조1969억원)보다 1조725억원(4.8%) 급증했다. 순익 증가폭의 72%를 차지한다. 

 전반적으로 주력 계열사인 은행의 수입이 짭짤했다. 하나은행(2015년 9월 외환은행과 합병)을 제외한 신한·KB국민·우리 등 3개 은행의 순익은 4조1656억원으로 전년 대비(3조6559억원) 5097억원(13.9%) 증가했다. 이자이익만 보면 13조8974억원에서 13조2482억원으로 6492억원(4.9%) 늘었다.

 가장 눈에 띄는 성과를 거둔 곳은 신한금융이다.

 8년 연속 금융업계 순이익 1위 자리를 놓치지 않았던 신한지주는 2조5000억원이 넘는 순이익을 올려 9년 연속 '리딩금융'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신한금융이 지난해 얻은 순익은 2조7748억원으로 1년 전(2조3672억원)보다 4076억원(17.2%) 증가했다. 2014년부터 3년 연속 당기순이익 증가세가 이어졌고 2011년에 이어 설립 이후 두 번째로 높은 실적을 냈다.

 특히 은행의 성장이 돋보였다. 신한은행의 지난해 순이익은 1조9403억원으로 전년 대비 30.2% 급증했다.

 KB금융은 2011년 이후 넘지 못했던 '순이익 2조원'의 벽을 5년 만에 넘으며 신한금융의 뒤를 쫓았다

 1년간 순익 증가폭은 4454억원으로 신한금융보다 300억원 이상 많았다.

 2800명의 희망퇴직으로 8000억원이 넘는 비용이 발생했지만 현대증권 염가매수차익(인수합병(M&A) 시 회사를 공정가격보다 싼 가격에 인수할 때 발생하는 회계장부상 가상의 이익)과 이자이익으로 비용 손실을 상쇄했다.

 신한금융과의 격차는 2014년 6804억원에서, 2015년 6689억원, 2016년 6311억원으로 약간 좁혔다. 인력 감축에 따른 비용 절감으로 올해 시장 전망은 밝은 상황이다.

16년 만에 민영화에 성공한 우리은행은 지난해 1조2613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전년 대비 19.1% 증가한 수준으로 2012년 이후 최고의 연간 실적이다

 이자이익이 2570억원(5.4%) 증가한 가운데 뒷문 잠그기를 통한 철저한 리스크 관리로 대출 포트폴리오의 질이 개선되면서 대손비용이 전년 대비 13.7%(1325억원) 감소했다.

 지난달 24일 가장 먼저 실적을 발표한 하나금융은 전년보다 47.9% 늘어난 1조345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우리은행과 마찬가지로 2012년 이후 최대 실적이다.

 kje132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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