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개발]우수 의료진·인프라 갖춰…한국, 글로벌 임상시험 허브로 뜬다

기사등록 2017/02/02 14:42:02
【서울=뉴시스】류난영 기자 = 한국이 글로벌 임상시험수탁 산업의 허브로 주목받고 있다.

 한국은 전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신약개발 임상시험 국가 가운데 한곳이다. 우수한 의료진과 대규모 시설 등 인프라를 잘 갖추고 있어 임상시험 성공 확률이 높은 것으로 알려지는 등 다국적 제약사들에게 매력적인 임상시험 국가로 꼽히고 있다.

 특히 다국적 제약사와 퀸타일즈, 아이콘(ICON), 파렉셀 등 글로벌 상위 CRO(임상시험수탁기관) 기업들의 국내 진입으로 국내 임상시험 산업이 유망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2일 한국임상시험산업본부에 따르면 서울은 도시 기준으로 임상시험이 가장 많은 곳으로 손 꼽힌다.

 한국임상시험산업본부가 미국 국립보건원(NH)의 임상시험 등록사이트 자료를 바탕으로 2015년 전세계에서 임상시험이 많이 이뤄진 도시 30곳을 조사한 결과 서울의 임상시험 비율이 1.03%로 미국 휴스턴과 공동 1위에 올랐다.

 서울에 이어 미국 뉴욕, 영국 런던, 스페인 마드리드가 뒤를 이었다. 서울의 임상시험 규모는 2012년부터 줄곧 1위 자리를 유지해 왔다. 

 2007년부터 2015년까지 9년간 식약처가 승인한 '임상시험계획 승인 현황'을 살펴봐도 서울이 1만1870건으로 전체 임상시험 건수(2만1505건)의 55.2%가 서울에 집중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 경기지역을 포함하면 1만6181건이 승인돼 전체의 75.24%가 서울, 경기 등 수도권에 편중되는 모습을 보였다.  

 임상시험 실시기관도 서울에 집중돼 있다. 임상시험 실시기관 156곳 가운데 서울·경기 등 수도권이 87곳으로 전체의 55.8%가 서울에 집중돼 있었다.

 한국임상시험산업본부 관계자는 "한 가지 눈여겨 볼 사항은 2007년부터 2015년까지 병원에서 신청한 전체 임상시험 972건 가운데 서울대병원 등 소위 '빅5' 병원에서 승인 받은 임상시험이 672건으로 약 67%의 비중을 차지해 편중 현상을 보였다"며 "특시 서울에 전체 임상시험의 절반 이상이 집중돼 있다"고 말했다.

 다국적 제약사 등이 의약품을 개발해 전세계를 대상으로 실시하는 국내 '다국가임상시험' 역시 2000년에는 국내서 단 한 건도 실시되지 않다가 2015년 296건으로 크게 성장했다.

 시장조사업체 모도르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전세계 다국가 임상시험 시장 규모는 2016년 142억달러(약 16조4000억원)에서 연평균 7.5%씩 증가해 2021년 220억달러(약 25조4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국가별 임상시험 순위는 한국이 2.52%로 12위를 차지했다. 미국이 9.06%로 1위를 지키고 있으며 독일, 영국, 캐나다, 프랑스 순으로 나타났다. 한국 임상시험 순위는 2011년 19위에서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추세다.

 한편 2000년부터 2015년까지 미국 국립보건원에 등록된 누적 임상시험 건수는 모두 20만9390건이었다.

 이 가운데 미국이 가장 많은 9만1094건이 등록됐고 유럽 5만8661건, 동아시아 2만615건, 캐나다 1만4953건 순이었다. 특히 동아시아에서는 한국이 누적 6943건으로 중국의 7274건에 이어 가장 많은 임상시험을 등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한국이 선도적인 임상시험 허브로 떠오르고 있는 것과 관련, 전문가들은 우수한 의료진과 폭넓은 임상시험 참여 환자군, 체계화된 임상시험 시스템 등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여기에 임상시험이 서울대병원, 서울아산병원, 세브란스병원, 삼성서울병원, 서울성모병원 등 '빅5' 대형병원에 집중돼 우수한 임상시험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지목되고 있다.

 한국임상시험산업본부 관계자는 "한국은 식품의약품안전처 승인과 임상시험심사위원회(IRB) 승인을 동시에 진행할 수 있어 임상시험의 준비기간이 짧고 환자들의 순응도가 높아 신뢰할 만한 임상시험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다"며 "특히 서울 등 대도시에 몰려있는 대형 임상시험센터에서 빠른 시간 안에 환자 모집을 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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