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뉴시스】구미현 기자 = 바닷물을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는 배터리 즉 해수 배터리가 본격 개발된다.
UNIST(울산과학기술원)는 한국전력공사, 한국동서발전과 함께 3년간 사업비 50억원을 들여 '해수(海水)전지' 개발에 착수한다고 31일 밝혔다.
이 경우 친환경, 초저가, 고안정성의 해수전지의 상용화 시대가 앞당겨 진다.
UNIST에 따르면 한전은 해수전지 개발을 위해 2019년까지 30억원을, 동서발전은 2018년까지 20억원의 연구비를 투자한다.
해수전지는 지구상에서 가장 풍부한 자원인 해수를 에너지원으로 이용해 전기 에너지를 저장하고 생산하는 친환경 에너지저장장치((ESS)다. 해수전지가 전기를 생산·저장하는 원리는 바닷물의 나트륨이온(sodium ion)이 리튬이온(Li-ion)과 비슷한 성질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가장 많이 쓰이는 리튬이온전지보다 생산 가격이 절반 이상 저렴하며, 해수를 이용함으로써 열 제어가 자체적으로 가능해 폭발의 위험성이 적다.
해수전지는 물과 소금만 있으면 작동해 가정과 산업체의 에너지 저장장치(ESS)로 활용 가능하며, 특히 대형 선박 및 잠수함, 원자력 발전소의 비상 전원 장치로도 적용될 수 있다.
UNIST는 한전과 해수전지의 기본 단위인 셀의 최적화와 공정법의 규격화에 나선다.
이를 통해 다양한 크기와 모양의 셀을 제작하고, 에너지 충전용량을 20Wh(와트아워)급까지 향상시킬 계획이다. 일반적으로 스마트폰의 전지 용량이 10Wh급이다.
공동 연구팀은 1kWh급 해수전지팩을 우선 개발하고 2018년까지 10kWh급 해수전지팩을 울산화력발전소에 시범 구축할 계획이다. 10kWh는 4인 가정이 하루에 필요한 평균 에너지량이다.
공동연구를 주관하는 김영식(43) UNIST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 교수는 "해수전지가 상용화면 47조원 규모의 에너지저장장치 시장을 선도할 수 있다"며 "에너지 신산업 활성화에 기여하고, 해외시장 진출을 통해 국가의 미래 신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2015년 '포투원(4 to One)'이라는 벤처를 창업해 누구나 쉽게 해수전지를 연구 할 수 있는 동전 형태의 해수전지와 테스트 키트를 개발해 판매 중이다.
또 해수전지의 핵심소재 중 하나인 고체 세라믹 전해질 합성기술을 2015년 지역 중소기업(씨앤켐)에 이전했다.
이 기업은 연간 고체 세라믹 전해질 10만개 이상을 대량 생산할 수 있다.
UNIST는 한국전력공사와 31일 오후 3시 전남 나주의 한국전력공사 본사에서 해수전지의 공동연구를 위한 MOU를 체결한다. 지난 24일에는 한국동서발전 측과 공동 연구를 위한 첫 번째 회의를 개최해 연구에 착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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