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 촛불집회도 13주만에 휴식…세월호 유가족 합동차례

기사등록 2017/01/28 18:01:51
【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설날인 28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서 세월호 유가족들이 합동차례를 지내고 있다. 2017.01.28.  myjs@newsis.com
광화문 광장서 각계 단체 합동차례
 보수단체, 대한문 앞에서 태극기 집회
 퇴진행동, 2월부터 고강도 촛불집회 예고

【서울=뉴시스】박영주 기자 = 지난해 10월29일부터 서울 도심에서 매주 토요일 열리던 촛불집회가 잠시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설날인 28일 촛불집회는 석달만에 처음으로 휴일을 맞았다.

 촛불집회를 주최해 온 '박근혜정권퇴진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이날 촛불집회를 열지 않았다. 대신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천막에 머물고 있는 세월호 유가족, 문화·예술인, 해고·비정규직 노동자와 함께 합동 차례를 지냈다.

 퇴진행동은 설 연휴 전날인 26일 서울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 모두가 대한민국을 바꿔나가는 촛불혁명의 주인공이기 때문에 이번 설을 행복하게 보낼 자격이 충분하다"며 "설에는 함께 모여 앉아 달라져야 할 대한민국을 이야기 하자"고 호소했다.

【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설날인 28일 오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해고노동자들이 박근혜 정권 퇴진을 촉구하며 설날 합동차례를 지내고 있다.  이날 합동차례에는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 콜트콜텍 해고노동자, 동양시멘트 비정규직 노동자, 기륭전자 비정규직 노동자 등이 참여했다. 2017.01.28.  myjs@newsis.com
 설날 오전에는 쌍용차, 콜트콜텍, 동양시멘트, 기륭전자 해고·비정규직 노동자들과 광화문캠핑촌의 문화예술인들이 합동 차례를 지냈다.

 이들은 '서화 퍼포먼스', '세화 목판화 찍어 나누기', '소원지 쓰기·시민 현수막 글쓰기' 등을 진행했으며 떡국을 나눠 먹었다.

 '광화문캠핑촌·박근혜퇴진과 시민정부 구성을 위한 예술행동위원회'는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조윤선 전 문화체육부 장관이 구속되면서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관련 수사와 진상규명이 급물살을 타고 있지만 광장의 요구는 단순한 윗선 교체가 아닌 문화예술계에 쌓여있는 적폐 전반에 대한 청산"이라며 "우리들은 명절에도 광화문광장을 지킨다"고 말했다.

 이들은 "가족들과 함께해야 할 명절에 광화문을 지키는 이유는 단 하나다. 박근혜 대통령이 아직 청와대에 있기 때문"이라면서 "1000만의 외침과 촛불에도 몽니를 부리는 박 대통령이 퇴진하지 않는 한 우리는 광화문을 지키며 농성을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후 4시16분에는 같은 장소에서 세월호 참사 희생자 유족과 미수습자 가족들의 합동 차례가 이어졌다. 유가족들은 분향과 참배를 진행했으며 시민들에게 떡국을 나눠줬다.

【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설날인 28일 오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해고노동자들이 박근혜 정권 퇴진을 촉구하며 설날 합동차례를 지내고 있다.  이날 합동차례에는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 콜트콜텍 해고노동자, 동양시멘트 비정규직 노동자, 기륭전자 비정규직 노동자 등이 참여했다. 2017.01.28.  myjs@newsis.com
 유가족들은 "2017년 새해를 맞는 설이다. 온 가족이 모이는 설 명절, 세월호 가족들은 또 한 번 아픈 빈자리를 마주해야 한다"며 "올해는 세월호참사 진상규명에 큰 진척을 이루고 세월호를 반드시 인양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근혜를 사랑하는모임'(박사모) 등 보수단체들의 주말 태극기집회도 이날 휴식을 취했다. 다만 '자유통일유권자본부'는 이날 오후 서울 중구 대한문 앞에서 태극기 집회를 열고 박 대통령 탄핵 무효를 촉구했다.

 한편 퇴진행동은 2월부터 '탄핵심판'과 '특검수사' 방향에 초점을 맞춰 촛불집회를 강도 높게 진행한다. 내달 4일부터 다시 주말 촛불집회를 대규모로 재개, 대통령 탄핵과 국정농단 연루자들에 대한 처벌 요구를 이어가겠다는 것이다.

 퇴진행동은 기존의 박 대통령 퇴진 주장과 함께 대기업 총수들과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2월 집회의 주요 의제로 삼을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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