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계 "박 대통령 뇌물죄 수사 어려움 맞을 가능성 커져"

기사등록 2017/01/19 08:09:36
"특검 무리한 수사했다 역풍 맞을 수도"
 수사 차질 불가피…박 대통령 조사 영향

【서울=뉴시스】강진아 기자 = 이재용(49)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430억원대 뇌물공여 등의 혐의로 청구된 영장이 19일 기각되자 법조계 안팎에서는 특검 수사의 차질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비선 실세' 최순실(61·구속기소)씨를 통한 박근혜 대통령과 삼성 간 연결고리가 드러난 상황에서 법원의 영장 기각으로 이 부회장 측에 결과적으로 면죄부를 줬다는 지적이다.

 서초동의 A변호사는 "박 대통령에 대한 뇌물죄 수사가 어려움에 처할 가능성이 높고 특검이 무리한 수사를 했다는 역풍을 맞을 수 있다"고 말했다.

 법무법인 소속의 B변호사도 "이번 사건의 중대성을 볼 때 일반 국민들의 시각에서는 비판이 쏟아질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반면 C변호사는 "이 부회장 측이 강요에 대한 책임이 없다고 주장해 다툼의 여지가 있고 영장이 발부될 경우 국내 경제에 상당히 큰 파장이 있을 수 있었다"면서 "다만 재벌 기업을 일방적으로 편들어준다는 비판을 면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전날 있었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이 부회장의 뇌물공여 혐의와 관련한 대가성 여부가 쟁점이 된 만큼, 박영수(65·사법연수원 10기) 특별검사팀이 혐의를 제대로 입증하지 못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판사 출신의 D변호사는 "법원에서 인정할 수 있을 정도로 수사가 됐는지 특검의 방향성에 의문이 생길 가능성이 크다"며 "이 부회장의 영장 청구 뒤 계획했을 더 큰 목적에 걸림돌이 생기고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다"고 예상했다.

 결국 박근혜 대통령을 겨냥했던 수사도 후폭풍을 피할 수 없다는 것이다.

 검찰 출신 E변호사는 "영장 기각으로 특검 수사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있다"며 "수사에 탄력이 떨어지면 피의자나 참고인이 출석하지 않거나 진술을 잘 하지 않게 된다. 이번 영장 기각으로 박 대통령 수사까지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특검이 입증 자료을 보완해 영장을 재청구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도 나온다.

 검찰 출신의 F변호사는 "완결된 조사를 하지 않아 특검에 보완 수사를 하라는 게 법원 취지일 수 있다"며 "뇌물을 받은 대통령 조사는 미룬채 뇌물을 준 사람에 대해서만 영장을 청구했기 때문에 박 대통령을 조사하고 추가로 재청구하라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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