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장관, 직권남용·위증 등 혐의 피의자신분 출석
특검, 문화계 블랙리스트 작성·관리 과정 집중 추궁
【서울=뉴시스】표주연 기자 = 조윤선(51)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문화계 블랙리스트' 의혹에 대해 조사를 받기 위해 박영수(65·사법연수원 10기) 특별검사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했다.
특검팀 출범 이후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는 첫 현직 장관이다.
17일 9시16분 서울 대치동 특검사무실에 모습을 드러낸 조 장관은 "특검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라고 말한 뒤 서둘러 조사실로 향했다.
조 장관은 문화계 블랙리스트 관리 및 집행 과정에 관여했다는 직권남용및 권리행사 방해와 위증 등의 혐의를 받고 있다. 조 전 장관은 2014년 6월부터 2015년 5월까지 청와대 정무수석으로 재임하면서 블랙리스트 작성과 관리·전달에 관여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문화계 블랙리스트는 김기춘(78) 전 비서실장의 지시로 청와대 정무수석실 산하 국민소통비서관실에서 작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리스트는 정부에 비우호적인 문화계 인사 약 1만명이 명단이 포함됐으며 이들을 각종 정부 지원에서 배제하기 위해 작성됐다.
이 블랙리스트가 청와대 정무수석실 산하 국민소통비서관실에서 작성된 만큼 조 장관도 모종의 역할을 했을 것이라는게 특검의 판단이다.
특검팀은 김종 전 문체부 차관 등이 최씨 등을 위해 공무원에 대한 불법 인사조치 했다는 의혹에 대해 수사하던 중 블랙리스트의 존재를 확인했다. 이어 지난달 26일 김 전 실장과 조 장관 주거지 등에 대해 압수수색을 벌여 일부 명단을 확보하고 관련자들을 차례로 불러 조사했다.
특검팀은 수사 과정에서 블랙리스트 작성 및 집행 과정에 관여한 혐의를 포착하고 김종덕(60)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정관주(53) 전 문체부 1차관, 신동철(56) 전 청와대 정무비서관을 구속했다. 또 이들로부터 김 전 실장과 조 장관이 블랙리스트 작성 또는 관리 과정에 개입한 사실도 확인했다.
앞서 조 장관은 국회 국정조사 청문회 과정에서 문화계 블랙리스트의 존재를 알지 못한다고 진술했다. 국정조사 특위는 조 장관의 진술이 사실과 다르다고 판단, 조 장관을 위증 혐의로 특검팀에 고발했다.
조 장관은 위증 혐의로 고발된 이후 출석한 지난 9일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이용주 국민의당 의원의 반복되는 질문에 "예술인들의 지원을 배제하는 그런 명단은 있었던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고 입장을 바꿨다.
특검팀은 조 장관을 상대로 문화계 블랙리스트 작성 및 관리 과정을 집중 추궁한다는 방침이다. 나아가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씨의 역할이 있었는지도 확인할 계획이다.
pyo000@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