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리' 전남도청내 F1 머신…수천억 빚잔치 광고?

기사등록 2017/01/16 13:29:02
【무안=뉴시스】배상현 기자 = 16일 전남도청 1층 로비에 전시된 F1머신. 지난해 전남 F1대회가 우여곡절끝에 퇴장하면서 수천억원의 빚더미를 안게됐다. 2017.01.16  praxis@newsis.com  
【무안=뉴시스】배상현 기자 = 최근 들어 전남 무안 전남도청내 미스터리한 상징물을 놓고 설왕설래다.

 지상 23층 전남도청의 건물에 들어서자 마자, 1층 로비에서 바로 눈에 들어오는 붉은색의 F1(포뮬러원) 머신(경주용 차량).

 야심차게 F1대회를 추진했던 박준영 전남지사 시절인 2013년부터 도청내에 전시되고 있는 실제 F1머신이다.

 2010년 첫 대회가 열리 던 해에는 모형이었지만, F1대회 글로벌스폰서로 참여했던  LG가 홍보하면서 이용했던 차량을 전남도가 인수해 5년째 전시를 해오고 있다.

 하지만, 최근들어 이 머신이 전남도청을 찾는 손님들에게 `전남도의 상징물'로서 첫 인사(?)를 하는 게 적절하냐를 놓고 말들이 많다.

 그도그럴것이 전남도가 2010~2016년까지 7년간 추진했던 F1대회는 우여곡절끝에 수천억원의 빚만 남긴 채 사라지는 오욕을 남겼기때문이다.

  빚잔치, 대차대조표가 화려하다. 전남 F1은 2010년 첫 대회를 치르기 위해  경주장 건설비 등으로 발생한 지방채만 2900억원이다. 2029년까지 갚아야 하는데 이자만 538억원에 달한다.

 2016년까지 원금 1618억원과 이자 249억원 등 1867억원을 갚은 상태라 2029년까지 원금 1230억원과 이자 289억원 등 1519억원을 상환해야 한다. 앞으로 13년간 매년 117억여원을 투입해야 한다.

 적자규모도 어마어마했다.  2010~2013년 4년간 발생한 누적적자만도 1900억원에 이른다.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자 2014년 협상을 통해 한해 대회를 중단했고 새로 취임한 이낙연 지사는 2015~2016년 대회를 포기하는 사태까지 빚어졌다.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한 대회 개최권료만 해도 4300만달러(500억원 안팎)에 달해 2015년, 2016년 대회를 포기한데 따른 1000억원대의위약금을 물게 될 처지에 놓였다.

 결산에서 보듯 전남에서 다시 F1대회가 열릴 가능성은 0.001%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입장이다.

 이렇다보니 전남도도 F1대회에서 철수했다. 지난해 조직 개편을 통해 수명이 다한 F1 대회 지원부서를 폐지한 것이다.

 다만, F1대회 주관사인 포뮬러원 매니지먼트(FOM)와 대회 미개최에 따른 위약금 협상을 위해 'F1대회 조직위원회'만 유지해 놓은 상태다.

 이같은 상황에서 도청내에 아직도 건재(?)한 F1머신 상징물은 설명하기 어려운 물건이라는 반응이다.

 애물단지가 된 F1머신에 대해 `빚잔치 광고(?)', `무모한 도전의 실패사례 보기', `장밋빛 청사진의 물거품' 상징이라는 비꼬는 말들이 전남도청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전남도청을 방문한 시민은 "전남 사상 최악의 사업으로 기록될 F1대회가 전남에서 이제 퇴출됐는데, 아직도 도청에서 그 상징인 대회 차량이 남아 있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고  다"면서 " 전시가 필요하다면 F1 경주장으로 보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전남도 관계자는 "F1대회가 빚은 많이 졌지만, 전남을 전 세계에 알리는 기회가 됐다. 그런측면으로 봐달라"고 궁색한 해명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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