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역 승하차인원 통계와 교통분담율 활용 등 객관적 집계"
【서울=뉴시스】이재은 기자 = 촛불집회 주최측이 "경찰의 촛불집회 인원 축소 집계는 악의적"이라며 강력 대응을 천명했다.
'박근혜정권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12일 오전 서울 중구 민주노총 대회의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경찰이 불순한 정치적 음모를 가지고 촛불집회 인원을 고의적으로 축소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경찰은 지난 7일 열린 11차 촛불집회의 인원을 2만4000명으로 추산해 집회 측이 발표한 60만명과 큰 차이를 보였다. 반면 경찰은 같은날 오후 서울 강남역 일대·광화문 동아일보 앞 등에서 열린 보수단체의 맞불 집회 참여 인원은 합계 3만7000여명이라고 밝혀 논란이 일었다.
안진걸 퇴진행동 공동대변인은 "집회 참가 인원 추산 및 발표는 경찰의 업무가 결코 아니다. '얼마나 많은 이들이 모여서 어떻게 집회를 했는지'를 공표하는 것은 주최 측의 고유 업무"라며 "실제로 많은 나라가 경찰이나 국가의 집회 인원 추산을 금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경찰은 촛불집회의 범국민적 영향력을 축소시키기 위해 악의적, 정치적 의도를 갖고 촛불집회 참가 인원을 고의적으로 축소해 발표하고 있다"며 "11차 촛불집회는 그 왜곡의 정도가 너무나 지나쳐 결코 묵과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퇴진행동은 경찰의 인원 추산 방법인 '페르미법'을 지적했다. 페르미법에 따르면 3.3m²(1평)의 공간에 사람이 앉으면 6명으로, 서있으면 9-10명 정도가 모일 수 있다고 보고, 운집인원에 면적을 곱해서 계산한다.
퇴진행동은 "한평에 빽빽하게 사람이 앉는다면 15명 안팎도 앉을 수 있고, 빽빽히 서있는 경우에는 20명 안팎도 서 있을 수 있다. 경찰의 가정 자체가 틀렸다"고 주장했다.
이어 "광화문광장은 약 5456평이고, 옆에 왕복 10차선 도로까지 하면 총 1만1000평 정도 된다"면서 "평당 10명씩 참여한 것만으로 계산해도 11만명이라는 추정이 나온다. 경찰이 일시적 시점의 추산이라 해도 2만4000여명은 말도 안되는 수치"라고 강력 비판했다.
퇴진행동은 최대한 정확하고 객관적인 방식으로 인원을 추산하고 있다고 자신했다.
이들은 "서울시의 광화문 부근 인접 지하철역들의 승하차 인원 통계와 교통분담율을 활용해 인원을 추산한다"며 "또 광화문광장 및 인접도로, 공터, 이면도로, 지하도 및 상가에 시민들이 들어선 현황과 밀도, 그동안 전문가들의 연구 성과와 언론들의 탐사보도, 통신업체 발표 등까지 감안해 참가 인원을 추산해왔으며 여러 번의 검증을 통해 비교적 정확하다는 인정도 받았다"고 설명했다.
퇴진행동은 "탄핵기각을 주장하는 집회의 참가 인원은 부풀리고, 촛불집회 인원은 축소해서 여론을 조작하려는 경찰의 이 같은 작태는 그 자체로서 반사회적이고 반헌법적"이라며 "경찰에 항의 공문을 보내고, 항의 방문을 진행할 것이다. 경찰청장과 서울경찰청장에 대한 고소·고발도 적극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경찰은 현재 적용하는 집회인원 집계방식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정훈 서울경찰청장은 지난 9일 열린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집회 규모는) 면적과 밀도를 감안해서 '이 정도 인원이다'라고 추산하는 것"이라며 "경력 운용에 활용하기 위한 것으로 잣대가 (집회 별로) 다르지 않다. 자의를 개입시킬 여지가 추호도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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