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심동준 기자 = 박영수(65·사법연수원 10기) 특별검사팀이 삼성그룹 계열사 합병을 지원한 의혹을 받고 있는 홍완선(61) 전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장 금융계좌를 추적 중인 것으로 4일 확인됐다.
홍 전 본부장이 지난해 7월 국민연금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안에 찬성표를 던지는 대가로 삼성측으로부터 대가성 금품을 받았는지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서다.
특검팀은 홍 전 본부장 일가의 계좌 추적을 통해 지난 2013년부터 최근까지 금융거래 내역을 조사 중이다.
추적 대상에는 홍 전 본부장이 현재 일하고 있는 경영자문업체 프라이머인베스트먼트의 법인과 대표이사 계좌도 포함됐다.
특검팀은 또 삼성물산 합병 당시 국민연금 내부투자위원회를 주도한 채준규(51) 국민연금 리서치팀장 일가의 같은 기간 금융거래 내역도 조사 중이다.
홍 전 본부장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주주총회 당시 찬성 의견을 던지도록 주도해 국민연금에 손해를 끼친 혐의(업무상 배임)를 받고 있다.
그는 문형표(61) 전 복지부장관의 지시를 받고 삼성물산 합병 주주총회에서 최대 주주인 국민연금이 찬성표를 던지도록 내부투자위원들을 종용했다는 의혹도 있는 상태다.
특검팀은 합병이 성사된 뒤 홍 전 본부장 등과 삼성 측 사이에서 금품 등 일종의 대가가 오갔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특검팀은 지난해 12월26일 홍 전 본부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한 바 있다. 특검팀은 홍 전 본부장을 조만간 다시 소환할 방침이며, 구속영장 청구도 검토하고 있다.
앞서 국민연금은 지난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안에 찬성표를 던져 수천억원대의 손실을 입은 것으로 전해진다.
삼성은 경영승계를 위해 필수적인 절차였던 합병이 이뤄진 한달 뒤 최순실(61·구속기소)씨 회사와 220억원의 계약을 맺고, 이후 미르·K스포츠재단에는 204억원을 후원했다.
최씨의 딸 정유라(21)씨의 독일 훈련과 최씨의 조카 장시호(38·구속기소)씨 회사에도 94억원이 넘는 돈을 냈다.
특검팀은 이 과정에서 대가성이 드러날 경우 최씨 등에게 뇌물죄를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일련의 과정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개입 정도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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