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 트럼프·대만총통 전화회담에 정식 항의

기사등록 2016/12/04 17:46:36 최종수정 2016/12/28 18:01:11
【서울=뉴시스】이재준 기자 = 중국 정부는 도널드 트럼프 차기 미국 대통령이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과 이례적으로 전화로 회담한데 대해 정식 항의했다고 관영 매체가 4일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중국 외교부는 전날 대변인 성명을 내고 중국과 대만이 '하나의 중국'이라는 원칙이 미중 관계의 '정치적인 기초'라면서 미국이 "중미 관계 전체에 불필요한 영향을 주지 않도록 이 원칙을 지켜 대만 관련 문제를 신중히 다뤄야 한다"고 비판했다.

 성명은 "중국은 이번 사안에 관해 이미 미국 측 당국자에 엄중 항의했다"며 "세계에는 '하나의 중국' 밖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확실히 표명해야 한다. 대만은 중국 영토의 불가분한 일부"라고 강조했다.

 앞서 왕이(王毅) 외교부장도 트럼프와 차이 총통의 전화통화가 "대만의 의도적인 작은 장난"이라며 불쾌감을 표시했다.

 트럼프는 지난 2일 차이 총통의 축하 전화를 받고 양측 현안과 공동 관심사에 관해 의견을 교환했다.

 미국과 대만 단교 후 미국 대통령과 대통령 당선인으로는 사상 처음인 대만 총통과 전화회담에 대해선 국제 경험이 부족한 트럼프의 정권 인수팀이 판단을 잘못했다, 일부러 중국을 떠보기 위한 것이라는 등 해석이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트럼프는 2일 밤 트위터를 통해 "차이 총통이 대선 승리를 축하하려고 전화을 주었다"면서 "미국이 대만에 수십 억 달러의 무기를 팔고 있는데도 축하 전화조차 받아서는 안 된다는 건 흥미 깊은 일"이라고 적었다.

 차이 총통은 공식 웹사이트에서 "트럼프 차기 대통령과 10분간에 걸쳐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대화를 나눴다. 경제와 국방, 아시아 지역 상황 등에 관해 논의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의 수석고문 켈리언 콘웨이는 CNN과 인터뷰에서 "트럼프는 미국의 기존 대중정책을 잘 알고 있다"며 별다른 의미가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하지만 상원 외교위원인 민주당 크리스 머피 의원은 트위트에 "변덕 심한 대중국 노선의 방향 전환이다. (미중 간)전쟁은 이렇게 시작할 수 있다"고 질타했다.

 yjjs@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