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용은 승리가 확정된 뒤 지지자들 앞에서 “프랑스 국민은 완전한 변화를 위한 행동을 원한다”며 “좌파는 실패를, 극우는 파산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35년에 걸친 오랜 정치인 경력과 총리 및 5차례 장관을 역임한 피용은 열렬한 마거릿 대처 전 영국총리의 팬으로 알려져 있다. 신자유주의 정책을 지지하는 친시장주의자이나, 국영기업 민영화 추진할 의사를 밝히지는 않았다는 점에서 대처에 견줄 정도까지 우파적이진 않다는 평가도 나온다.
그는 이번 공화당 대선 경선에서 ▲철저한(drastic) 자유시장 개혁 ▲이슬람과 이민자들에 대한 강경노선 ▲전통적 가족 가치의 존중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관계 개선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특히 경선 기간동안 ‘이슬람 전체주의’를 강력히 비난하면서 “프랑스는 다문화 국가가 아니다”라고 선언하기까지 했다. 외교 면에서는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매우 친하고, 시리아 사태 해결을 위해서는 프랑스가 러시아와 손잡아야한다는 입장이다. 이슬람국가(IS) 척결을 위해 시리아 독재자 바샤르 알 아사드와도 협력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여론 조사에 따르면, 내년 5월 대선 결선 투표는 피용 전 총리와 마린 르펜(49) 국민전선 대표간 대결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피용이 전통적 가족 가치와 ‘프랑스의 기독교적 뿌리’를 강조하는 등 사회 부문에서 보수적이고 러시아에 우호적인 점 등이 국민전선 전략과 비슷해 르펜 후보 진영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르펜 당수의 조카인 마리옹 마레샬 르펜(26) 국민전선 의원은 “피용은 우리에게 전략적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그는 국민전선에게 가장 위험한 사람”이라고 밝힌 바 있다.
지난 2012년 대선에서 좌파전선으로 출마해 4위를 한 장뤼크 멜랑숑(65)도 사회당 경선에 참여하지 않고 대선에 출마할 예정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와 가디언 등 외신들은 사회당 대선 유력 후보로 발스 총리를 꼽고 있다.
프랑스 대선은 내년 4월 23일 시행되며,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2주 뒤인 5월 7일에 1위 및 2위 득표자 결선 투표를 치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