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너' 김진우 "'첫 도전'한 현대무용, 용기를 내는 과정"

기사등록 2016/12/01 10:24:41 최종수정 2016/12/28 18:00:24
【서울=뉴시스】'위너' 김진우가 현대무용 무대에서 드넓고 막막하며 황량한 사막을 들여다본다. 국립현대무용단 '어린왕자(12월 9~11일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안무 안애순 예술감독)에서 타이틀롤을 맡는다. 2016.12.1(사진=YG엔터테인먼트 제공)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아이돌 그룹들 중 '어린왕자' 역에 어울리는 멤버를 꼽으라면 '위너'의 김진우(25)가 가장 먼저 거명된다. 하얀 피부에 순수한 눈매를 지닌 그는 성격도 순박하다. 전남 신안군 섬 임자도 출신 '섬청년'이다. 삶 역시 숙소, 회사, 일정으로 단조롭다. 그의 주변 관계자들은 "진우보다 순수한 사람은 못 봤다"고 입을 모은다.

 그가 현대무용 무대에서 드넓고 막막하며 황량한 사막을 들여다본다. 국립현대무용단 '어린왕자(12월 9~11일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안무 안애순 예술감독)에서 타이틀롤을 맡는다.  

 프랑스 작가 생텍쥐페리의 동명 동화를 바탕으로 만드는 가족 무용극이다. 지난해 초연 당시 3D 테크놀로지, 플라잉 기법 등을 활용한 역동적인 무대 연출로 주목 받았다. 영화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밀정'의 영화감독 김지운이 구성과 대본을 맡았다. 대중음악, 클래식, 국악, 무용 등을 아우르는 뮤지션 정재일이 음악을 담당했다.

 무엇보다 '어린왕자'의 눈높이에서 우리가 사는 지금 이곳의 세계를 바라본다. 그에 적합한 이미지와 춤에 대한 열정으로 똘똘 뭉친 김진우의 '어린 왕자'가 기대를 모으는 이유다.

 그는 현대무용을 처음 접한다. 아이돌이 현대무용 무대에 오르는 것 역시 드물다. 국립현대무용단에서 YG에 어린왕자에 적합한 아이돌 추천을 부탁했고, 그간 노래에 치중한 김진우가 의욕을 보이면서 이번 캐스팅이 성사됐다.  

 최근 합정동 YG엔터테인먼트 사옥에서 만난 김진우는 "용기를 내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어린왕자'가 워낙 유명한 작품이잖아요. 애니메이션으로 처음 접했고, 나중에 책으로 봤어요. 제가 느꼈던 감정을 현대무용으로 잘 표현하고 싶어요."  

【서울=뉴시스】'위너' 김진우가 현대무용 무대에서 드넓고 막막하며 황량한 사막을 들여다본다. 국립현대무용단 '어린왕자(12월 9~11일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안무 안애순 예술감독)에서 타이틀롤을 맡는다. 2016.12.1(사진=YG엔터테인먼트 제공)
 개인 연습은 3주째, 단체 연습은 2주째 접어들었는데 "재미있다"고 웃었다. "일단 걱정을 많이 했어요. 어렵기도 하고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고민을 많이 했죠. 아이돌 안무와도 차이가 많이 나고요."

 무엇보다 즉흥적인 것이 달랐다. "아이돌 춤은 가사에 맞춰서 안무를 짜거나, 특별한 제스처를 만들죠. 근데 현대무용은 순발력이 필요하더라고요. 덕분에 순발력이 좋아질 것 같아요. 하하."

 2014년 위너 멤버로 데뷔한 김진우는 이 팀의 보컬 라인이다. "승훈이가 워낙 춤을 잘 춰요. 하지만 보컬 라인이라고 해서 춤을 마음껏 못 추는 것은 없어요. 잘 알맞게 배분이 돼 있죠. 다만 현대무용은 연습만으로도 자유로워지고, 표현력이 좋아지는 것 같아요."

 위너의 최근 활동은 지난 2월 발매한 앨범 '엑시트:E'. 최대한 빨리 컴백하기 위해 준비 중이라는 김진우는 "경험하지 못한 춤을 익힌 터라, 곧 활동을 시작할 위너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해요"라고 기대했다.  

 개인이 성장한 만큼 팀 자체 활동도 성숙해진다. 현재 위너 멤버가 아닌 김진우로서 나서고 있는 그는 "버스 광고 등에 저 혼자만 나온 것이 부끄럽기도 자랑스럽기도 하고 묘한데 아무쪼록 팀 활동에 시너지를 내고 싶다"고 했다.

【서울=뉴시스】'위너' 김진우가 현대무용 무대에서 드넓고 막막하며 황량한 사막을 들여다본다. 국립현대무용단 '어린왕자(12월 9~11일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안무 안애순 예술감독)에서 타이틀롤을 맡는다. 2016.12.1(사진=YG엔터테인먼트 제공)
 아울러 현대무용계에 피해를 주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겸손해했다. "현대무용계에 낯선 사람이라 좋지 않은 시선으로 볼 수 있잖아요. 다행히 관계자분들이 너무 잘 해주세요. 이제 남은 것은 제 몫이죠. 잘 소화하지 못했을 경우에 대한 부담감이 있어요. 현대무용단뿐만 아니라, 위너, 저에게도 피해를 주는 일이잖아요."  

 본인은 조심스레 걱정을 하지만 현대무용 주변 관계자들은 김진우 칭찬에 입이 마르지 않고 있다. 더구나 평소 현대무용에 관심을 두지 않았던 이들이 잇따라 이 장르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  

 김진우는 최근 '어린왕자'만 생각한다고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제가 진짜 부담감을 느끼고 있다는 게, 꿈속에서도 어린왕자에 매달리고 있는 것이 계속 느껴져요. 제가 예술의전당 무대에 섰을 때 이질감이 들지 않았으면 해요."

 김진우와 위너 멤버들의 롤모델은 잘 알려져 있다시피 소속사 선배들인 한류그룹 '빅뱅'. 연기에 대한 갈증도 가득한 김진우는 연기할 때는 배우 최진실처럼 아련함을 주고 싶다고 했다.  

 "혼자만 잘 한다고, 인정받을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건 아니잖아요. 많은 사람들이 알아줄 수 있게끔 성과를 이뤄내야죠. 빅뱅 선배님들, 최진실 선배님이 그렇죠. 현대무용도 그 길 중에 하나였으면 해요."

 realpaper7@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