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병원서 3달새 48명 사망… '소독제 링거' 살인 의혹

기사등록 2016/09/28 15:21:46 최종수정 2016/12/28 17:42:14
【서울=뉴시스】김혜경 기자 = 일본 요코하마(橫浜)시의 한 병원에서 80대 입원환자 2명이 소독제가 섞인 링거를 맞고 잇달아 사망한 사건과 관련해 고의적 살인 가능성이 제기돼 파장이 커지고 있다.

 요코하마시 오구치(大口)병원에서는 지난 18일 88세 남성 입원환자 1명이 사망한데 이어, 같은 층에 입원하고 있던 또 다른 88세 남성이 잇달아 사망했다.

 경찰은 사건을 조사하던 중 이들이 맞은 링거에서 계면활성제 성분을 발견, 환자의 몸에서도 같은 성분이 검출된 것을 확인하고 계면활성제가 환자의 중독사를 유발한 원인 물질이라 보고 수사를 진행했다. 계면활성제는 주로 세제에 들어가는 물질로 의료현장에서 소독제로 사용된다.

 28일 NHK보도에 의하면, 해당 병원의 사용전 링거의 고무부분에 붙어있는 실에서 작은 구멍을 발견됐다. 경찰은 이 구멍을 통해 누군가 링거액에 이물질을 넣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링거액 성분분석을 진행하고 있다.

 이날 아사히신문 보도에 의하면, 이들이 입원하고 있던 병원 4층에서만 지난 7월1일부터 9월20일 3개월 사이 48명이 사망한 것으로도 드러났다.

 다카하시 요이치(高橋洋一) 오구치 병원장은 지난 8월 말에는 하루에 5명, 9월 초에는 하루에 4명이 사망하는 등 최근들어 사망자가 증가했다고 밝혔다.

 다카하시 원장은 최근들어 사망자가 증가한 것에 대해 당초 병원내 감염을 의심했었지만 확인하지 못했으며, 이후에는 "(중상자가 많은) 병원의 성격상, 사망하는 사람이 많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오구치 병원은 중증의 고령 입원환자가 많은 곳으로, 병원의 병상수는 85개이며, 사건이 발생한 4층의 최대 수용인원은 35명이다.  

 또 원장은 사망한 48명이 소독제가 포함된 링거를 맞고 사망했을 가능성에 대해 "전혀 모르는 일이지만, 가능성이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시신이 이미 화장돼 부검 등을 통한 사망원인 분석은 할 수 없는 상태다.

 또 누군가 고의로 링거에 이물질을 섞었을 가능성에 대해 다카하시 원장은 "내부 관계자일 가능성도 부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chkim@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