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선 1차 토론] "부동층, 트럼프에 냉담한 반응" WSJ

기사등록 2016/09/27 16:25:39 최종수정 2016/12/28 17:41:59
【헴스테드=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와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후보가 26일(현지시간) 뉴욕주 헴스테드의 호프스트라 대학에서 첫 TV 토론을 벌이고 있다. 2016.09.27
【서울=뉴시스】권성근 기자 = 미국 대선후보 1차 TV토론을 지켜본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의 지지자들은 여전히 그를 지지하겠지만, 부동층과 전문가들은 그에게 등을 돌릴 가능성이 있다고 2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미국 오하이오주 갤러웨이에 거주하는 게릿 세커(30)는 "트럼프가 다른 사람에 관해 이야기하는 방식이 상대방에게는 매우 무례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며 "대통령이 되려는 자가 취할 태도는 아니라고 본다"라고 말했다.

 올 대선에서 누구에게 투표할지 결정하지 못한 세커는 과거 대선에서 공화당과 민주당 후보에 모두 투표했다. 세커뿐만 아니라 1차 TV 토론을 지켜본 상당수의 '부동층' 유권자들은 이번 토론이 누구를 투표할지 대해 큰 도움이 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공화당원이지만 2008년 대선에서 버락 오바마 당시 민주당 후보에 투표했던 세커는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후보에 대해서도 완전히 신뢰할 수 없다고 말했다. 세커는 "지금 이 시점에서 누구에 투표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민주당 자문가인 크리스 코피니스는 1차 TV토론이 끝나고 클리블랜드의 부동층 유권자들을 대상으로 조사를 벌였다. 그 결과 11명은 클린턴 후보가 승리했다고 밝혔으며 17명은 이번 대결이 무승부로 끝났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트럼프가 더 잘했다고 평가한 유권자는 한 명도 없었다.

 코피니스 "토론회 초반에는 트럼프가 더 잘한 것으로 보였지만 클린턴에 대한 개인적인 공격을 하면서 점수를 잃기 시작했다"며 "클린턴이 우세했다기보다는 트럼프가 자멸했다고 보는 것이 맞는 것 같다"고 전했다.

 공화당원으로 프로젝트 매니저로 일하는 스콧 랫클리프(31)는 두 후보에게 투표할 마음이 없다면서도 이번 TV토론에서 클린턴이 더 깊은 인상을 남겼다고 말했다.

【신시내티=AP/뉴시스】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의 한 술집에서 26일 (현지시간) 손님들이 대선 주자 첫 TV토론을 지켜보고 있다. 2016.09.27 
 랫클리프는 "트럼프는 예전과 비교해 차이를 느끼지 못했다"며 "클린턴의 말에 동의하지 못하는 부분이 많았지만, 확실히 토론을 준비하고 나왔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번 토론은 클린턴의 승리다"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의 반응도 이런 의견과 다르지 않았다. 공화당 자문가인 케빈 메든은 "트럼프가 토론을 준비하지 않았다는 점은 토론이 진행될수록 드러났다"며 "부동층 유권자들이 이번 TV토론을 보고 바로 결정을 할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조지 W. 부시 행정부 때 대변인으로 활약한 애리 플라이셔는 "트럼프가 토론 중간중간에 상대방의 말을 끊고 흥분하는 모습을 보인 것은 그에게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트럼프 지지자인 플라이셔는 "TV토론 이후 트럼프 지지자는 트럼프를 계속 지지할 것이고 클린턴도 마찬가지다"라며 "부동층은 여전히 부동층으로 남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그는 "클린턴은 이성을 잃지 않고 차분하게 토론했지만 트럼프는 때로는 지나치게 흥분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펜실베이니아 대학 공공정책센터의 책임자인 캐서린 홀 제미슨은 "클린턴이 토론을 잘한 것 같다"며 "트럼프는 산만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토론 전반에는 카페인에 과도하게 중독됐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밝혔다.

 ksk@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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