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문 주류 측도 '불쾌한 기색' 역력
김진표 "당론으로 하자는 뜻은 아냐"
【서울=뉴시스】윤다빈 기자 =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는 22일 같은 당 김진표 의원이 '전술핵 재배치'를 주장하고 나선 데 대해 침묵을 지켰다. 하지만 당내 주류인 친문 측은 '말도 안 되는 이야기'라며 강하게 비난했다.
김 의원은 전날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안보분야 대정부질문을 통해 "전술핵 재배치론은 핵에는 핵으로 대응한다는 원칙으로 북한에 대해 확실하게 공포의 균형을 안겨주면서도 북한이 핵을 제거할 때까지만 한시적·조건부로 재배치하겠다는 것"이라며 "국민적 동의를 얻는 것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전술핵 재배치론'을 주장했다.
이에 대해 당내 주류인 친문 측은 불쾌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친문 성향의 한 재선의원은 이날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우리는 비핵화가 당론인데 핵무장이든 전술핵이든 말도 안 되는 이야기"라고 일축했다.
이 의원은 그러면서 "비핵화를 해야 북의 비핵화도 주장하지, 우리가 핵을 배치하는 순간에 북한의 핵개발이 완전히 정상화되는 것"이라며 "상황 판단을 못하는 사람들이 핵무장론과 전술핵 배치를 이야기하는 것이다. 국민의 불안한 심리를 이용해서 그렇게 정치를 하면 되겠냐"고 비판했다.
범주류에 속하는 한 초선의원 역시 김 의원의 전술핵 배치 주장과 관련, "우리 당의 분위기도 핵은 핵으로 저지한다는 것에는 회의적이다. 우리 당의 많은 의원이 동의 안 할 것 같다"며 "핵을 저지하기 위해 미국 핵을 가져오자거나 자체 핵개발을 하자는 그런 의견은 (당내에서) 거의 들어본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추미애 대표 등 당 지도부는 김 의원의 주장에 대해 '개인의견'이라며 이 문제가 자칫 논란으로 비화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노력했다. 추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원 오브 뎀(One of them)으로 그건 개인의원의 의견"이라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그러면서 추 대표는 김 의원 징계 가능성에 대해서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당 지도부의 한 관계자는 "김 의원이 '사드 3단계 배치론'은 몇차례 얘기했는데 전술핵 재배치를 논한 것은 조금 놀랐다"면서 "그러나 김 의원의 독특한 개인 의견"이라고 일축했다.
이와관련 김 의원은 통화에서 야당의 '전술핵 재배치' 주장이 미국에 대한 협상 카드로써 유효하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북한이 두려워하는 전술핵 폭격기라든가 전술핵 잠수함이라든가 이런 미군이 가진 자산을 한국에 조기 전개하자고 해서 우리 대응력도 높여야 한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당론과 배치된다는 지적과 관련, "(전술핵 재배치에 대해) 우리 당론이 없는 것"이라고 언급한 뒤, "야당에서도 (지적을) 해줘야 국방외교에서 미군을 좀 설득하는 자료로 쓸 수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사전에 당 지도부와 논의했냐는 질문에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그는 "우리 당 국방안보센터 소속 전문가들과 충분히 논의했다"면서도 "어디까지나 내 개인의견이다. 당론으로 하고자 하는 건 아니다. 다만 실질적인 목표는 중국과 러시아로 하여금 북핵 제재를 하려면 실효있게 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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