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동부지법 형사6단독 이흥주 판사는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유모(64)씨에게 징역 4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4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령했다고 20일 밝혔다.
유씨는 지난해 9월9일 당시 지역구(서울 광진을) 국회의원인 추 대표에 대한 허위 기사를 써 광진구 내 공공기관과 전통시장에 배포해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법원에 따르면 추 대표는 지난해 1월28일 자양4동 업무보고회에 참석해 구민들에게 약 2분 간의 새해 덕담인사와 함께 지역 현안·예산에 관해 연설했다.
그러나 광진구 지역매체를 운영하는 유씨는 8개월여 지나 특집호에 '신년 덕담인사 없이 막바로 폭탄발언'이란 소제목의 기사를 실었다.
이 기사에는 '새해 덕담인사를 먼저 하고 이어서 간략한 구정 업무평가와 자신의 간략한 업적과 정치적 소견 등을 피력하는 게 관례다. 그런데 추 의원은 새해 덕담인사를 생략하고 "전라도 이정현 의원이 광진구에 와도 지역 일 아무것도 할 수 없어요"라고 해 기자는 왜 그럴까 했다'라는 내용이 담겼다.
유씨는 또 '본지 기자는 오히려 추 의원 대권후보설도 있어 사진 잘 나오게 잡으려 했다'라는 소제목을 단 뒤 '기자는 왜 추 의원이 주민들에 대한 최소한의 기본 예의(신년 덕담인사)조차 외면하고 소위 '폭탄예산 공약'으로 전라도에서 유일하게 새누리당으로 당선된 이 의원을 언급하고 나올까 의아했던 것'이라고도 썼다.
추 대표는 연설 전 구민들에게 감사를 표했고 이 의원에 대한 비방성 폭탄 발언을 한 적도 없다며 유씨를 고소했다.
하지만 유씨는 "당시 추 대표의 사진을 찍기 위한 준비를 하느라 신년 덕담인사를 듣지 못했고 이 착오로 기사를 작성한 것이어서 고의나 비방의 목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되려 추 대표가 언론을 탄압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알고 보니 유씨는 업무보고회 이튿날인 지난해 1월29일 추 대표의 연설을 오도하는 기사를 인터넷판에 올린 혐의로 공소제기 돼 재판을 앞두고 있던 때였다.
유씨는 뒤늦게 기사가 허위였음을 인정하고 올해 1월13일 정정보도문을 게재해 사과했다.
이 판사는 "기자로서 최소한의 사실 확인 의무조차 이행하지 않고 허위 기사를 작성해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하고도 피해자의 고소가 언론 탄압이라고 주장해 범행 이후의 정황도 좋지 않아 징역형의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판시했다.
이 판사는 다만 "피고인이 운영하는 매체의 영향력을 고려할 때 이 기사로 인해 피해자가 입은 피해가 크다고 보기는 어렵고, 피고인이 정정보도문을 게재하며 피해자에게도 사죄의 뜻을 표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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