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흥=뉴시스】이정하 이종일 기자 = '애완견에게 씌인 악귀가 딸에게 옮겨갔다'며 친딸이자 여동생을 참혹하게 살해한 모자(母子)가 21일 처음으로 외부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들은 범행 동기 대해서는 침묵했다.

 이 사건 피의자인 김모(54·여)씨와 아들(26)은 21일 오후 구속전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경기 시흥경찰서에서 수원지법 안산지원으로 향하면서 외부에 그 모습이 첫 공개됐다.

 모자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이들은 "왜 죽였느냐" "악귀 보았는냐" 등의 질문에 침묵으로 일관했다.

 고개를 떨군 김씨는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해 여경이 부축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이들은 각각 다른 차량으로 법원으로 이동했다.  

 김씨 등은 지난 19일 오전 6시30분께 자신의 집에서 딸(25·여)을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발견 당시 시신은 몸통과 머리가 분리돼 있는 등 크게 훼손돼 있었다.

 이들은 경찰조사에서 "악귀가 들린 애완견(푸들)을 죽였는데 악귀가 피해자에게 옮겨가 살해했다"고 진술했다.

 이들은 애완견과 딸(동생)에게 악귀가 씌였다고 판단한 이유 등 구체적인 범행 동기에 대해 설명을 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들과 주변인에 대한 진술조사에서 정신과 치료 등 병력이 없는 것으로 파악했으나 정확한 사실 확인을 위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병력 조회를 요청할 방침이다.

 김씨의 남편이 "부인이 결혼 전에 환각, 환청을 격은 적이 있었다. 부인의 할머니가 무속인으로 알고 있다"고 밝혀 이와 연관성도 함께 조사할 계획이다.

 또 정확한 사인을 밝히기 위해 이날 국립수사연구원에 부검도 의뢰하는 한편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범행을 저지른 만큼 약물 복용 여부 등도 조사할 예정이다.

 범행 뒤 도주했던 이들은 남편의 자수 권유로 당일 오후 6시30분께 경찰서로 가던 길에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 관계자는 "영장실질심사 뒤 구체적인 범행 동기 등을 추가 조사할 예정"이라며 "영장 발부 여부는 법원 심사가 끝난 뒤 오후 늦게 결정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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