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이재현 회장 등 특별사면 놓고 시민 찬반 '팽팽'

기사등록 2016/08/12 15:10:19 최종수정 2016/12/28 17:30:13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김현웅 법무부 장관이 12일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광복절 특별사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정부는 광복절 71주년을 맞이해 이재현 CJ그룹회장과 중소.영세 상공인, 서민생계형 형사범, 불우수형자 등 4천876명을 특별 사면하기로 했다.  2016.08.12.  chocrystal@newsis.com
【서울=뉴시스】사건팀 = 시민사회단체들이 12일 정부가 단행한 '광복절 특별사면' 내용을 두고 엇갈린 반응을 내놓았다. 해당 명단에 CJ그룹 이재현 회장이 포함된 것에 주로 초점이 맞춰졌다.

 우선 참여연대는 "정부가 밝힌 사면 가이드라인 설정에 어긋난다"며 "지난해 형이 확정된 지 6개월 이내의 사람들은 사면에서 제외하겠다는 게 사면심사기준이었는데 적용이 안 됐다"고 비판했다.

 또 "이재현 CJ 회장 등 경제인 사면이 과연 필요한가 싶다"며 "몸이 아파 죽겠다는 이 회장을 사면한다 해도 어떻게 경제회복에 기여하겠나"라며 "건강이 안 좋아 병원 다니고 형 집행정지를 신청한 사람이 일선에 복귀해 일을 한다는 것도 모순 같다"고 꼬집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이번 사면에 재벌총수나 비리 혐의 공직자를 최소화한 건 다행스럽게 생각한다"면서도 "재벌 총수 중 유일하게 포함된 이재현 CJ 회장은 그동안 박근혜 정부가 발표해왔던 사면 제외 기준에 포함되는 부분이 많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사면은 특수한 경우에 한 해 허용되는 부분이다. 법치주의를 훼손하지 않는 한에서 제한적으로 실시돼야 한다"며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라곤 하지만 대통령의 은혜처럼 행사되는 건 지양돼야 하고 재벌이나 비리 혐의 범죄자들이 악용하지 않도록 하는 정도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소상공인연합회는 논평을 통해 "생계형 중소상공인과 민생사범이 대거 사면된 점은 환영한다"고 밝혔다. 이어 "다만 그동안 사면받은 재벌총수들은 대규모 투자, 경제 살리기 등을 약속했었지만 실제 일자리 증가로 이어지지 않았다"며 "이재현 CJ 회장은 이번 사면을 계기로 환골탈태해 중소상공인과 상생하며 경제살리기에 적극적으로 매진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반면 바른사회시민회의는 "부정부패 사범들이 포함 안 된 것은 당연하다"며 "그런 점에서 기존 원칙은 지켜진 것 같다"고 긍정 평가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 관계자도 "글로벌 경제 불안과 수출 감소 및 내수 위축 등 어려운 경제상황에서 이뤄진 특별사면은 시의적절하다고 본다"며 "지금은 일자리 창출 등 경제의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기업 투자와 분열된 국론을 통합하는 국민화합이 무엇보다 필요한 시기다. 경영계는 투명·윤리경영에 더욱 힘쓰는 한편 기업의 투자와 일자리가 늘어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월드피스자유연합은 "이번 사면은 국민 화합과 경제위기를 극복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며 "죄질이 나쁘거나 국가 발전에 기여할 대상이 못 되는 경제인과 정치인이 제외됐단 점에서 박수를 보낼 만 하다"고 평가했다.  

 시민들도 상이한 반응을 보였다.

 서울 한 사립대의 교직원 김모(38)씨는 "국민을 의식해 절제된 사면을 한 듯하다"며 "이재현 CJ그룹 회장 등 경제인 사면이 있긴 하나 논란이 큰 대기업과는 거리두기를 했다고 보여진다"고 말했다.

 서울 송파구 신천동의 한 IT기업에서 일한다는 최소영(33·여)씨는 "경제인 사면은 기업이 투자를 확대했거나 일자리를 창출했다는 실증적 증거도 없이 국민통합이나 경제 살리기를 구실로 추진돼왔는데 또 답습한 측면이 있다"며 "힘 있고 돈 많은 자들에 대한 특혜는 국민 대통합은커녕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위화감만 조장할 뿐"이라고 평가절하했다.

 취업준비생 이정헌(24)씨는 "다수의 이익을 위해 활동하다 수감된 양심수들이 얼마나 포함됐는지 모르겠지만, 국민적 공감을 얻을 만한 수준의 폭이 아니라면 또다시 '사면권 남용' 논란이 일 것"이라며 "재벌을 사면하면 경제가 살아난다는 시대착오적인 관행이 되풀이됐단 언론 보도가 쏟아지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앞서 정부는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형 집행정지 중인 이 회장 등 기업인 14명과 중소·영세 상공인 742명을 포함한 형사범, 불우 수형자 등 4876명에 대한 특별사면을 13일 자로 시행한다고 밝혔다.

 운전면허 관련 벌점자, 정지·취소절차 진행자 등 행정처분 대상 142만여명에 대해서도 특별감면 조치를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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