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 회의론자 시장흐름에 '굴복'…공매도 11개월 최저

기사등록 2016/05/31 15:29:17 최종수정 2016/12/28 17:08:36
【서울=뉴시스】강덕우 기자 = 국제유가가 지난 2월 20달러대까지 폭락한 이후 반등세를 이어왔음에도 수급회복에 대해 회의적이었던 투자자들이 유가가 50달러 선을 회복하면서 시장흐름을 따르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30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은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의 집계를 인용해 유가 하락에 베팅하던 공매도 투기 세력의 숏(공매도) 포지션이 11개월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며, 원유시장 회의론자들이 시장 균형의 가능성에 굴복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지난 27일 전 거래일보다 0.15달러(0.30%) 하락한 배럴당 49.33달러로 마감했다. WTI는 지난 26일 장중 50달러를 웃돈 바 있으며, 이는 2월보다 90% 가까이 오른 수준이다.

 30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가 '메모리얼 데이'를 맞아 휴장해 WTI의 거래정보는 없었지만, 런던 ICE선물시장에서는 북해산 브렌트유가 0.44달러(0.89%) 오른 배럴당 49.76달러에 마감해 50달러 선 회복을 코앞에 두고 있다.

 캐나다와 나이지리아에서 발생한 생산 차질과 미국의 재고량 감소 등으로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동결실패 등으로 회의적인 모습을 보이는 투자자들도 원유시장이 뜻밖의 수급균형의 대세를 따르고 있다.

 특히 원유에 대해 비관적인 관점을 고수해오던 골드만삭스가 지난 15일 유가 전망치를 배럴당 38.40달러에서 44.60달러로 상향 조정하면서 시장에 큰 파장을 일으킨 것으로 나타났다.

 프라이스 선물그룹의 필 플린 수석시장연구원은 "숏 포지션을 구축한 투자자들의 자신감이 산산조각이 났다"라며 "유가가 반등하는 동안에도 하락세를 점치던 투자자들도 골드만삭스의 발표 이후로 마음을 바꾸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CFTC에 따르면 WTI 선물에 대한 공매도 물량이 지난 15일 이후로 3047건이나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IAF어드바이저스의 카일 쿠퍼 연구대표는 "지난 2월부터 숏 포지션을 고집해온 투자자라면 매우 고통받고 있을 것"이라며 "일부 완고한 골수 투자자를 제외하고는 숏 포지션을 청산할 때"라고 말했다.

 시티그룹의 팀 에번스 에너지 부문 연구원은 "자산운용사들이 원유시장에서 이토록 낙관적인 것은 2년래 처음"이라며 "이는 매우 놀라울 만한 시장심리 변화"라고 전했다.

 badcomma@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