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에 열린 지갑]공기청정기·마스크 사계절 내내 '불티'

기사등록 2016/05/31 15:00:00 최종수정 2016/12/28 17:08:34
공기청정기·마스크·공기정화식물 등 매출 최대 5배 급증
공기청정 기능 갖춘 멀티 에어컨, 스팀·물청소기도 인기

【서울=뉴시스】최선윤 김종민 기자 = 최악의 미세먼지가 연일 계속되고 있다. 외출 자제가 최선이지만 출퇴근 길은 물론이고 일상 생활에서 집에만 있기는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이렇듯 외출할 때 입은 굳게 다물어지지만 호흡기 건강 우려에 어쩔 수 없이 지갑은 열린다.

 대형마트, 소셜커머스, 오픈마켓 등 업종을 불문하고 공기청정기, 마스크, 구강청결제, 공기정화식물 등 미세먼지로부터 호흡기 건강을 보호할 수 있는 상품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31일 롯데마트에 따르면 최근 한달 간(5월1~30일) 미세먼지 관련 상품 매출을 조사한 결과, 마스크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70%가 넘는 매출 신장률을 기록했고, 물티슈(75.9%), 걸레/청소포(30.2%) 등의 소비도 많았다.

 옥션에서도 같은 기간 공기청정기, 마스크 등 미세먼지 관련 상품은 전년 동기 대비 평균 104% 판매가 늘었다. 특히 손세정용품(258%), 일회용마스크(221%), 공기청정기필터(84%), 산소캔(57%) 등 상품의 신장률이 두드러졌다.

 11번가에서도 마스크, 구강청결제, 공기정화식물 등 관련 상품의 같은 기간 매출이 전년 대비 평균 27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과 비교해 마스크는 552%, 구강청결제는 379%, 공기청정기는 105%, 공기정화식물은 78% 매출이 늘었다. 이 밖에 노스크(코 전용 마스크), 휴대용 공기측정기 등 이색적인 제품들도 새롭게 인기를 얻는 추세다.

 특히 공기청정기에 대한 수요는 급증했다. 롯데하이마트에 따르면 미세먼지로 인해 공기청정기 시장 규모도 2014년 3000억원 수준에서 지난해 5000억원까지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수년 내 공기청정기 시장규모가 2조원에 육박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하이마트의 지난해 공기청정기 매출도 2014년보다 120% 증가했으며, 공기청정기 시장점유율 1위 코웨이의 공기청정기 생산량은 지난해 1분기 13만8000대에서 올해 1분기에는 27만8000대로 크게 늘었다.

 G마켓에서도 지난 1일부터 30일까지 공기청정기, 공기정화식물 등 관련 상품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약 127% 증가했다. 특히 마스크(145%), 손소독제(173%), 필터식 공기청정기(109%), 차량용 공기청정기 (97%) 등 관련 상품의 판매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위메프에서도 같은 기간 공기청정기가 91.12%의 판매 신장률을 기록했고, 공기정화식물(73.17%), 마스크(10.08%)의 인기도 높았다.

 업계 관계자는 "연일 계속되는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 농도 증가로 인해 공기청정기 판매량이 급증했으며, 공기정화식물 또한 큰 폭의 상승을 보였다"면서 "미세먼지 이슈가 사계절 내내 계속되면서 상품 수요도 1년 내내 계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에어컨도 냉방과 공기청정 기능이 합쳐진 '멀티형 에어컨' 판매도 늘었다. 가격비교 사이트 에누리닷컴이 이달 셋째 주까지 3주간 에어컨 판매량을 분석한 결과 전체 판매량 가운데 77% 이상이 초미세먼지 필터가 내장된 에어컨이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32%)과 비교해 비중이 배 이상 급증했다.

 업계 관계자는 "공기청정 기능이 있는 에어컨이 일반 에어컨보다 10만원가량 비싸지만 에어컨과 공기청정기를 별도 구입하는 것보다 가격이 저렴해 멀티형 에어컨의 인기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밖에 미세먼지 제거 효과가 뛰어난 스팀·물청소기도 인기다. 최근 일부 진공청소기 가동 시 오히려 실내 미세먼지 농도를 높일 수 있어 자제해야 한다는 얘기가 나온 이후 소비자들의 관심도가 더욱 높아진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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