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공사는 지난달 공공주택 하자의 실태와 원인 등을 정리한 '2016 하자백서'를 발간했다. 책 표지를 빨간색으로 만든 것은 그동안의 지적과 비판을 받아들여 '하자 제로'를 구현하겠다는 일종의 자신감의 표현이다.
변창흠 SH공사 사장은 지난 16일 뉴시스와의 인터뷰에서 "하자백서는 우리(SH공사) 스스로에 대한 반성문이자, '하자제로' 실현이라는 시민과의 약속을 담은 결의서"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난해 하자와 관련해 많은 비판을 받았다. 오죽했으면 빨간 표지로 된 하자백서를 발간했을 정도겠나. 앞으로 우리가 어떤식으로 하자를 관리하는지 지켜봐달라. 하자 제로를 지향한다는 점에서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SH공사는 1989년 설립된 이래 택지개발과 주택 건설, 공공주택의 분양과 공급, 공공임대주택의 관리 등을 통해 서울시민의 주거안정과 복지향상에 앞장섰다.
민선 5기에는 5만호 이상의 공공임대주택을 공급했고, 민선 6기에도 4만호 이상의 공공임대주택과 2만호의 서울리츠 주택 등 다양한 공공주택을 공급할 계획이다.
하지만 SH공사의 주택 품질이나 주거복지 지원서비스는 늘 아쉬움을 남겼다. 공급 아파트 관리체계 미비와 공기부족으로 인한 하자로 입주자들의 불만과 민원이 잇따랐기 때문이다.
실제로 2013년부터 2014년까지 SH공사 홈페이지 A/S게시판에 접수된 '입주후 하자 관련 민원'만 총 2617건에 달한다. 시공에 대한 불만(82.5%)과 유지관리상 발생한 불만(10.5%)이 대다수였다.
시공에 대한 민원은 누수(79.9%), 배수불량(16.8%), 균열(2.3%), 침하(1.0%) 때문이었다. 이 중 법적 보상 또는 처리가 요구되는 하자는 13.8%나 됐다. 유지관리에 대한 민원은 결로(59.3%)나 곰팡이(40.7%) 등 생활 속에서 발생한 하자(법적 하자 1.8%)였다.
이에 변 사장은 '하자백서'에 최근 2년간 준공된 SH공사 공동주택 5개지구 31개 단지 및 민간 건설업체 6개 단지 총 2만7789세대를 대상으로 실시한 하자발생 실태조사 결과를 가감없이 담아 반성과 성찰의 기회로 삼았다.
하자발생의 원인에 대한 연구용역을 통해 대책을 마련하고, 하자관리 매뉴얼을 개정하는 등 각종 제도 개선에 나섰다. '하자제로 실천을 위한 세부전략'이 그 핵심이다.
변 사장은 사전예방 전략으로 안전하자관리상황실을 신설하고 설계부터 유지관리까지 하자예방을 위한 '하자통합관리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사후관리 전략으로는 ▲하자전문 콜센터 운영 ▲하자전문 홈페이지 운영 ▲다발성 잔손보기 전담 다기능공 활용 방안 모색 ▲하자처리작업자 공지 서비스 ▲하자 처리과정 및 처리지연 사전 안내 서비스 ▲고객사전점검 사진이력관리 ▲특별관리 입주민 응대방안 개발 등을 수립했다.
SH공사 관계자는 "SH아파트는 '하자투성이'라는 오명을 벗고 하자 제로를 실현하기 위해 모든 임직원이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며 "고질적인 하자 관행을 타파해 부실공사가 없는 건설문화가 정착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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