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현대미술관이 마련한 '망상지구'전이 27일부터 서울관에서 열린다.
전시명 ‘망상지구’는 현실과 망상의 경계에 놓인 동시대적 상황에 대한 은유다. 총체적 예술로 모인 작가들은 '협업'을 통해 입체적 경험이 가능한 공간을 선보인다.
복합매체를 활용한 설치예술과 더불어 영화미술, 공연예술 연출로 정평이 나있는 이형주 작가가 이번 전시의 프로젝트 디렉터를 맡았다.
영화음악, 무대공연으로 잘 알려진 작곡가이자 뮤지션 장영규, 달파란 등이 사운드 작업으로 전시에 참여했다. 미디어작품 전시뿐 아니라 국내외 영화제에서 다수의 작품을 선보여온 김세진, 박용석 등이 영상작업을 담당했고 독특한 감각으로 주목받아온 사진영상 작가 윤석무와 디제잉 및 사운드아트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정태효도 협업의 한 축을 맡았다.
전시공간은 총 4개의 존(zone)으로 구성되고 각 존은 마치 하나하나의 무대 혹은 장면(scene)처럼 연출된다.
제1존은 실재와 허상, 현존과 부재, 소통과 단절, 개방과 폐쇄 등의 은유를 담는다. 반투명의 구조체는 공간 안에서 미로를 구성하고, 일정 간격을 두고 변화하는 조명은 공간을 다르게 감각하게 해주는 주요 요소다. 이형주(인스톨레이션), 장영규(사운드), 장진영(조명), 박용석(영상), 오영훈(음향), 조은지(퍼포먼스)가 주축으로 협업을 진행했다.
제2존은 회피와 외면이 키워놓은 망상과의 대면을 위해 거쳐야 할 필수 관문이다. 검은 숲, 검은 물, 혹은 마치 길게 늘어뜨려진 검은 머리채와도 같은 공간이 나온다. 장소와 시간을 알 수 없는 비현실적 감각, 그로 인한 불안과 두려움은 현실과 망상의 경계를 건드린다. 이형주(인스톨레이션), 김세진(영상), 오영훈(음향), 달파란(사운드), 장진영(조명)이 함께 작업했다.
제4존은 비좁은 입구를 통과해 들어가면 내부는 어슴푸레 어둠이 깔려있고, 저 멀리 하얀 영상만이 부유하고 있다. 쉬지 않고 흐르는 백색 풍경은 거의 빛과 같이 보이는 효과로 인해 벽을 열어줌으로써 경계 너머를 상상하게 한다. 윤석무(영상), 정태효(사운드), 장진영(조명), 오영훈(음향)이 이형주와 함께 작업했다.
27일 ‘문화가 있는 날’ , '망상지구'의 전시주제와 관련하여 사회학자(서동진), 정신분석학자(백상현), 그리고 프로젝트 디렉터(이형주)의 강연 및 대담이 서울관 멀티프로젝트홀에서 진행된다. 02-3701-9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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