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적으로 이미 바닥을 드러냈으면서도 낭비벽을 버리지 못하는 지주 라네프스카야 부인 등을 통해 러시아 귀족사회의 몰락을 그린 희곡이다.
라네프스카야 부인은 지난 부귀영화의 추억에 갇혀 사는 감상주의가 깃든 아름다운 여지주다. 젊은 지식인 페차의 이상주의와 소상인 로파힌의 현실주의가 그녀의 감상적 사고를 해체한다.
연희단거리패는 '벚꽃동산'이 해체 그 이후의 삶에 새로운 기운을 띄운다며 감상적인 비극이 아니라고 해석한다. 삶에 대한 무한한 경외심과 사랑으로 충만한 희극이라는 것이다.
연출을 맡은 연희단거리패의 이윤택 예술감독은 "소작농의 아들 로파힌이 여지주 라네프스카야에게 보내는 긴 키스에 의해 비로소 낡은 것과 새로운 것이 조화롭게 만나서 이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벚꽃동산을 완성한다"며 "그건 사랑의 힘"이라고 말했다.
연희단거리패는 '벚꽃동산'을 소극장 실험연극인 극장주의 작품으로 선보인다. 기하학적인 무대구성과 배우동선을 꾀한다.
연희단거리패 배우들의 연기 메소드 역시 독창적인 표현양식에 힘을 보탠다. 연희단거리패의 대표이기도 한 김소희의 라네프스카야가 특히 기대를 모은다. 강렬함, 청순함, 섹시함을 오가는 천의 얼굴을 지닌 그녀의 모든 것이 녹아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로파힌의 윤정섭, 가예프의 박일규와 이승헌, 페차의 오동식 등 연희단거리패를 대표하는 배우들이 총출동한다.
연희단거리패의 체홉 4대 장막을 완성시키는 작품이다. 앞서 2008년 '세자매', 2014년 '갈매기', 2015년 '바냐아저씨'를 선보여 호평 받은 바 있다. 올해 연희단거리패 30주년을 기념하는 공연 중 하나이기도 하다. 22일부터 5월15일까지 대학로 게릴라극장. 2~3만원. 02-763-12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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