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아빠 "죽은 아들 아이폰 사진 주세요"

기사등록 2016/04/02 08:00:00 최종수정 2016/12/28 16:51:04
【서울=뉴시스】이탈리아 북부 페루자에서 활동하는 조각가 레오나르도 파브레티(56)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개한 아들 다마와 찍은 사진. 그가 애플 최고경영자(CEO) 팀 쿡에 죽은 다마의 아이폰에 저장된 사진을 검색할 수 있도록 아이폰 암호를 풀어달라는 눈물의 편지를 보냈다고 AFP, 가디언 등 외신들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사진 출처: 페이스북) 2016.04.02
【서울=뉴시스】이수지 기자 = 이탈리아에서 아들을 잃은 아버지가 애플 최고경영자(CEO), 팀 쿡에게 죽은 아들의 아이폰에 저장된 사진을 검색할 수 있도록 아이폰 암호를 풀어달라는 눈물의 편지를 보냈다고 AFP, 가디언, 등 외신들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탈리아 북부 페루자에서 활동하는 조각가 레오나르도 파브레티(56)는 이날 AFP와의 인터뷰에서 “아들이 사망하기 약 9개월 전 아들에게 아이폰 6를 사줬고 아들이 항상 아이폰을 사용했었다”며 “아들이 내가 자신의 아이폰을 사용하도록 내 지문도 아이폰에 입력시켰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아들 다마의 아이폰은 현재 지문 인식이 작동하지 않아 아들의 아이폰을 볼 수 없는 상태이며 파브레티는 이를 아이폰의 운영체계인 iOS의 오류 때문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는 AFP에 미국 연방수사국(FBI)의 아이폰 암호 해독을 도와준 이스라엘 모바일포렌식(모바일기기에 저장된 데이터를 추출하고 복원해 국가기관의 범죄수사에 활용하는 기술) 전문회사 셀레브라이트가 아들 다마의 아이폰 보안을 무료로 해제해 주겠다고 제안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2007년 에티오피아에서 다마를 입양했으며 2013년 다마가 스키를 타다 사고를 당한 뒤 혈관 확장 골육종을 앓다가 지난해 9월 만 13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그는 지난달 21일 쿡에게 "죽은 아들과 추억이 담긴 사진을 이용할 수 있게 해달라"고 호소하는 내용의 편지를 보냈다.

 그는 서신에 "이 같은 일이 생기면 당신은 애플이 채택한 개인정보 보호정책을 재고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당신의 철학에 공감하지만, 나처럼 예외적 경우에는 애플이 해결책을 제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포기하지 않고 다마의 휴대폰에 담긴 다마의 사진들과 다마와 나눈 대화와 생각들을 되찾기 위해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서신에 애플이 자신의 요청을 거절하면 애플이 (다마의 출신국인)에티오피아를 돕도록 기부하게 만들거나, 개인정보보호 문제를 연구하는 연구원들에게 연구비를 지원하게 만들겠다며 미국 연방수사국(FBI)의 아이폰 암호 해독을 도와준 이스라엘 회사 셀레브라이트의 제안을 수락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suejeeq@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