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건 버리고 홀가분하게 '아무것도 없는 방에 살고 싶다'

기사등록 2016/03/14 12:14:15 최종수정 2016/12/28 16:45:06
【서울=뉴시스】신효령 기자 = "오하기 씨는 블로그를 하면서 '정말로 그렇게 아무것도 없는 방이 좋아요?'라거나 '미니멀리스트란 건 수도승처럼 사는 거라고 보면 되나요'라는 질문을 자주 받는데, 사실 절대로 그렇지 않다고 강조한다. 현재의 생활은 자신이 소유한 물건들이 살아가는 데 필요한지 필요한지 않은지를 명확히 확인한 결과일 뿐이다. 예를 들면 그녀는 직장에서 일할 때 입는 곳은 두 가지 패턴으로 제한하고, 구두도 네 컬레 밖에 없다. 이를 미니멀리스트들 사이에서는 '사복의 제복화'라고 부른다."(35쪽)

 "미니멀리스트 생활을 시작하고부터는 기본적으로 거의 쇼핑을 하지 않는다. 예전에는 '버리는' 일을 중요하게 생각했지만, 일단 물건이 늘어나지 않으면 매번 정리할 필요가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로는 물건을 새로 사는 데 신중해졌다. 버리는 일보다 '물건을 사는' 일에 초점을 맞춰야 깨끗한 방을 유지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다."(67쪽)

 미니멀라이프연구회가 쓴 '아무것도 없는 방에 살고 싶다'가 번역 출간됐다.

 최근 '미니멀'한 삶의 방식을 선택하는 사람들이 점점 더 늘고 있다. '최소한'을 뜻하는 미니멀이라는 단어에서 알 수 있듯이, 미니멀 라이프란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물건을 필요한 것만 최소한으로 남기고 홀가분하게 사는 라이프스타일을 말한다.

 일본 대표 미니멀리스트 10인의 생생한 미니멀 라이프 도전기가 담겨 있다. 사실 이들도 몇 년 전까지는 무엇이든 더 갖기를 원하고, 온갖 물건들에 포위되어 살아가는 보통사람들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러다 어느 순간 '이 물건들이 진정 나를 행복하게 해주는가'라는 의문을 품고, 필요 없는 물건을 하나씩 버리기 시작했다.

 책에 소개된 집 중에는 마치 모델하우스 같은 휑한 느낌이 드는 곳도 있고, 자신이 무척이나 좋아하는 옷으로 장식한 멋진 방도 있다. 이렇게 같은 '미니멀한 생활'이라도 각자의 개성에 따라 살아가는 모습은 열이면 열 다 달랐다. 모두가 물건을 버린 후에 느낀 긍정적 변화를 강조했다. 특히 '좋아하는 물건만으로 둘러싸여 지내는 편안함'을 장점으로 꼽는 사람이 많았다.

 "제게 심플한 생활이란 물건을 전부 배제하는 것이 아니라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물건, 그리고 인생에서 소중한 인연으로 만난 물건들을 집 안 곳곳에 조금씩 놓아두는 데서 오는 만족감 같은, 그런 느낌이에요. 사는 데 꼭 필요한 물건이란 건 사실 뜻밖에 그리 많지 않아요."

 '우리 집엔 아무것도 없어'라는 책을 출간하기도 한 만화가 유루리 마이는 아무것도 없는 생활에 익숙해지면서 차츰 자신에게 진짜 필요한 물건이 무엇인지 깨닫게 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지금은 물건을 살 때 설령 값이 비싸더라도 오랫동안 소중히 사용할 수 있는 것을 신중히 고른다.

 주부 아즈키는 정리에 쫓기는 스트레스가 없어지면서 하루하루의 시간이 여유로워졌다고 말한다. "무엇보다 가장 큰 효과는 물건이 주는 스트레스에서 벗어났다는 사실이에요. 물건이란 건 그 자리에 있는 것만으로도 우리에게 메시지를 보내거든요."

 책의 제목이기도 한 '아무것도 없는 방'은 쓸데없는 물건이 전혀 없는 방, 좋아하는 물건만으로 채워진 방을 뜻한다. 미니멀 라이프란 이렇게 좋아하는 물건만 남기고 생활을 단순하게 바꿈으로써 마음과 사고까지 정리하는 일이다.

 마음이 복잡하고 이것저것 넘쳐나는 생각으로 인생의 갈피를 잡을 수 없을 때가 바로 일상의 정리정돈이 필요한 순간이다. 살아가는 데 불필요한 요소들을 하나씩 덜어낼수록 우리는 나다운 삶, 온전히 자신에게만 집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더 많은 물건들을 갖는 것과 최소한의 물건만으로 살아가는 것 중에서 어느 쪽을 택할지는 자신에게 달린 문제죠. 하지만 저는 아무것도 없는 쪽을 선택하는 편이 물건에 지배당하지 않고 마음 편한 나날을 보낼 수 있다고 생각해요." 회사원 이노우에가 말하는 미니멀리스트로 살아가는 이유다.

 저자들은 "책에 소개된 열 명의 미니멀리스트들은 물건을 버린 후, 더 적게 소유함으로써 더 풍요롭게 살아갈 수 있는 미니멀 라이프의 힘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현대인이라면 누구나 복잡하고 머리 아픈 생활에서 벗어나 단순하고 홀가분한 마음으로 살아가기를 원한다. 이 책이 당신만을 위한 아무것도 없는 방을 만드는 계기와 자극제가 되어줄 것이다"고 말했다. 김윤경 옮김, 168쪽, 1만3000원, 샘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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