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밥캣 상장하면 두산그룹 유동성위기 극복?

기사등록 2016/02/24 17:05:56 최종수정 2016/12/28 16:39:18
두산밥캣 지배구조
【서울=뉴시스】박대로 기자 = 두산인프라코어의 소형건설장비 자회사인 두산밥캣(Doosan Bobcat)이 국내 증권시장 상장 추진을 선언하면서 신주발행과 이에 따른 주금납입을 통해 두산그룹이 유동성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두산밥캣은 주관사가 선정되는 대로 사전 준비와 관련 절차를 거쳐 상장 예비심사를 신청할 예정이다. 목표는 연내 상장이다.

 두산그룹은 상장 추진과 관련, 24일 "두산인프라코어는 우량 자회사인 두산밥캣의 기업공개를 통해 재무구조를 근본적으로 개선하는 효과를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와 더불어 현재 진행 중인 (두산인프라코어)공작기계부문 매각까지 이뤄지면 두산인프라코어는 탄탄한 재무구조와 수익구조를 갖춘 우량회사로 거듭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밥캣은 두산인프라코어와 두산엔진이 2007년 49억달러에 인수한 기업으로 소형 건설장비(주력제품 트랙로더) 시장점유율 1위 기업이다. 두산인프라코어는 2014년 지주회사인 두산인프라코어밥캣홀딩스를 국내에 설립했고 지난해 11월 사명을 두산밥캣으로 변경했다.  

 현재 밥캣 전체 지분율은 두산인프라코어 75.5%, 재무적투자자(FI) 24.5%다. 구주 매출과 두산엔진 지분 전량 매각 등을 가정할 때 두산인프라코어의 구주매출 지분은 20%~25% 내외로 추정된다. 밥캣의 기업가치를 3조8000억원으로 평가할 때 밥캣 상장을 통해 유입될 수 있는 유동성은 8000억원 안팎이란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이번 상장 추진 소식에 우호적인 평가를 하고 있다.

 BNK투자증권 윤관철 연구원은 "밥캣 상장까지 성공해 총 2조원 이상의 유동성이 연내 유입된다면 두산인프라코어에 대한 재무 우려는 상당부분 해소가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NH투자증권 유재훈 연구원은 "지난해 8월 기업공개 전 투자유치(Pre-IPO) 당시 밥캣은 3조5000억의 가치를 인정받은 바 있다"며 "하반기에 두산밥캣 상장 추진이 가시화되면 두산그룹에 재무건전성이 강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각에선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삼성증권 한영수 연구원은 "상장지역이 변경됐을 뿐 두산밥캣의 상장 자체는 새로운 사실이 아니다"며 "상장지역 변경이 지분매각 규모와 가격에 대한 불확실성을 해소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 연구원은 "국내에 비교할만한 상장 건설장비 업체가 많지 않고 한국투자자들의 미국기업 시장에 대한 낮은 정보 접근성 등을 고려하면 여전히 매각 규모와 가격을 추정하기 어려운 상태"라며 "두산밥캣 매각 규모에 따라 두산인프라코어의 기업가치 역시 큰 폭으로 변화할 수밖에 없는 상태"라고 꼬집었다.

 그는 "고수익 사업부문(공작기계) 매각과 두산밥캣 지분율 하락으로 두산인프라코어의 미래 지배주주 순이익 이익창출 능력에 대한 우려 역시 여전히 존재한다"며 "여러 사업부문의 지분 매각은 단기 재무상태와 현금흐름을 개선할 수 있지만 동시에 장기 이익창출 능력을 저하하는 것도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daero@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