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셸, BEA시스템스, 리오 틴토 등 주요 기업 회장, CEO들은 이날 캐머런 정부의 EU 정책에 대한 지지를 선언하는 서한에 서명했다. 이들은 "개혁된 EU 안에서 영국은 보다 강력하고, 안전하며, 보다 좋아지게 됐다" 고 주장했다. 또 "EU 탈퇴로 투자가 악화하고 일자리가 위협받을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이들은 대부분 회사 이름으로 서명했고, 일부는 개인 자격으로 서명하기도 했다고 FT는 전했다.
서한은 오는 23일 정식으로 공개될 예정이며, 100대 기업 회장 및 CEO 뿐만 아니라 작은 규모의 기업 리더들도 동참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테스코, J 세인스버리 등 유통사들은 EU 탈퇴를 지지하는 소비자 및 노조로부터의 저항을 피하기 위해 서한에 동참하기를 꺼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보수당 소속인 보리스 존슨 런던 시장은 21일 영국의 EU탈퇴를 지지하기로 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그는 자신의 집 앞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고통스러울 정도로 어려운 결정"이었다고 밝히면서 "내가 가장 원치 않는 것은 데이비드 캐머런 및 보수당 정부와의 대결"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EU는 적절한 민주적 컨트롤로부터 벗어났다"며 EU 탈퇴가 영국의 국익에 합당한 결정이라고 주장했다.
BBC 등 영국 언론들은 존슨 시장이 오는 6월 23일 국민투표 전까지 EU 탈퇴 운동 진영의 핵심 리더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존슨 시장은 열정적인 스타일로, 대중적인 인기가 높기 때문이다. 결국 이번 사태는 캐머런 총리와 존슨 시장 간의 대결구도로 자리잡으면서, 어떤 결과가 나오든 한 쪽은 현직에서 물러나야 할 것으로 영국 언론들은 전망하고 있다.
영국 정계는 물론 사회 전체는 국민투표를 앞두고 EU 탈퇴 찬성, 반대 진영으로 갈려 치열한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내각 역시 이 문제를 둘러싸고 분열이 심화되는 양상이다. 국민여론도 찬반 의견 격차가 오차범위 내에서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내각을 구성하는 장관들은 모두 보수당 소속이지만, 이번 사안에 대해서만큼은 각자 소신에 따른 입장발표와 홍보활동을 할 수 있다. BBC는 각료들 중 고브 장관을 포함해 6명이 EU 탈퇴 지지를 선언했다고 전했다. 반면 조지 오즈번 재무장관, 테레사 메이 내무장관은 각료회의에서 캐머런 총리와 같은 영국의 EU 잔류를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이 EU 잔류 여부를 두고 국민투표를 치르기는 1975년 이후 처음이다. 당시 투표에서는 잔류 진영이 승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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