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찰청은 1차 민중총궐기 집회에서 경찰버스 손괴 등에 사용한 밧줄과 사다리를 사전에 다량 구입해 배포한 민주노총 간부 이모(45)씨를 특수공무집행방해, 특수공용물건손상, 범인도피 혐의로 구속했다고 19일 밝혔다.
경찰 조사 결과, 이씨는 민주노총 사무총장 이모씨의 지시로 집회 이틀 전인 지난해 11월12일께 360만원을 들여 밧줄 48개와 사다리 24개를 구입한 사실이 확인됐다. 밧줄과 사다리는 민중총궐기 집회 하루 전날 민주노총 서울지역본부에서 공공운수노조 등 산하노조 관계자들에게 전달됐다.
이씨는 민중총궐기 집회 당시 중구 프레스센터 건물 내에서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의 체포를 시도하는 경찰관들을 폭행해 한 위원장의 도피를 도운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은 이번 증거품들이 우발적이 아니라 사전에 조직적으로 준비한 계획적 폭력시위라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이씨가 경찰의 추적수사를 염두에 두고 판매업체에 가명을 쓰고 연극에 사용할 용도라고 속인 사실도 추가로 확인했다.
경찰은 민중총궐기 집회를 집단적인 불법폭력시위로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 16일 민중총궐기 집회 때 입은 피해에 대해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피해규모는 집회 참가자들에 의해 부서지거나 빼앗긴 차량 52대, 카메라, 무전기 등 장비 143점 등 경찰장비 3억2770만원과 부상 경찰관·의경 92명에 대한 치료비와 위자료 5850만원을 합해 총 3억8620만원으로 산정됐다.
경찰은 "민주주의와 법치주의의 근간을 훼손하는 불법폭력시위에 대해서는 배후세력까지 철저히 수사해 불법폭력시위를 근절시키고 준법 집회시위문화가 정착되는 계기를 마련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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