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뉴시스】장재혁 기자 = 우리나라 국토 최남단의 섬으로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대정읍 모슬포항에서 남쪽으로 11㎞, 가파도에서 5.5㎞ 해상에 있는 마라도.
이 곳 마라도에서 5일 초등학교 6학년 학생의 졸업을 끝으로 문을 닫는 학교가 있다.
제주 서귀포시 마라도의 유일한 학교인 가파초등학교 마라분교가 그곳이다.
유일한 재학생인 6학년 김영주(13)군이 이날 졸업하면 이 학교에는 이제 학생이 없다. 마라분교는 김 군의 졸업식을 마지막으로 신입생이 배정될 때까지 개교이래 처음으로 휴교한다.
김군에게 이 학교는 특별하다. 마라도에서 짜장면집을 운영하는 부모를 둔 김군에게 6년 동안 희망찬 미래를 꿈꾸고 많은 추억이 깃든 곳이다.
주변에서 '혼자 있으면 외롭겠다'며 걱정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지만, 방송인 성시경·엄태웅 등과 함께 한 예능프로그램 1박 2일 출연, 도민체전 최연소 성화봉송 주자로 활약, 학생 2명만으로 만들어낸 학예회 발표 등은 김 군에게만 주어진 특별한 추억들이다.
졸업식을 하루 앞둔 4일 기자가 학교를 방문했을 때 마지막 수업이 진행되고 있었다. 선생님과 마주앉아 1대1로 하는 수업 방식이 여느 학교와 달랐지만 공부의 열정은 다른 도시 학교 학생에 비교해 뒤지지 않았다.
수업을 마치고 책 표지를 덮는 김 군에게 '학교를 떠나는 마음이 어떠냐'고 소감을 묻자, 쑥쓰러워 하며 즉답은 하지 않았지만 서운한 표정이 역력했다.
오 교사는 "그동안 영주가 선생님을 잘 따라 줘 고맙게 생각한다"며 "중학교에 가서도 더욱 열심히 공부해 훌륭한 사람이 되라"고 당부하며 마지막 수업을 마무리했다.
10여년 간 이 곳에서 학습보조강사 역할을 해 온 김군의 어머니 김은영(47)씨도 "영주가 졸업하면 이젠 마을에 학생이 없다"면서 "학교가 문을 닫으면 마을이 휑할 것 같다"며 아쉬운 마음을 토로했다.
김군은 3월이면 섬을 떠나 제주시내 중학교에 입학한다. 비록 올해 이 학교에서 수업하는 모습을 볼 순 없지만 내년에는 다시 문을 열 수도 있다.
김 군의 남동생이 초등학교에 다닐 나이가 돼 입학을 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958년 문을 연 마라분교에는 한 때 20여명에 이르는 학생이 있기도 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 최근 몇 년간 학생 수는 한 자릿수로 줄었고, 급기야 전교생이 1명뿐인 학교로 겨우 명맥만 유지해왔다.
그동안 제주도교육청은 휴교를 막기 위해 신입생 유치노력을 벌였지만, 입학생을 찾지 못해 어쩔수 없이 휴교를 결정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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