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밤 서울 광장동 악스코리아에서 펼쳐진 두 번째 단독 내한공연 '현대카드 컬처프로젝트 20-5 나이츠Ⅱ'에서 이 시대 '젊은이들의 송가'로 통하는 펀의 '위 아 영'을 부를 때 덩실거리며 무대를 종횡무진했다.
펀의 리드보컬로서가 아닌, 지난해 발매한 첫 솔로 프로젝트 앨범 '그랜드 로맨틱'을 기념하는 투어의 하나다. '아 하'로 포문을 연 이날 공연은 약 100분 내내 흥겨웠다.
펀의 대표곡 중 하나인 '캐리 온'에서는 피켓 이벤트, 감미로운 자신의 솔로곡 '왓 디스 월드 이스 커밍 투'(What This World Is Coming To)' 부를 때는 반짝이 종이를 날리며 루스의 귀환을 환영했다.
지난해 7월 예스24무브홀. 루스는 첫 단독 공연으로 자신의 약속을 지켰다. 700명이 들어선 이 공연장은 록 페스티벌 때보다 더 뜨거운 열기로 가득 찼다. 그리고 그와 밴드 '로맨틱' 멤버들의 왼쪽 가슴에는 노란색 리본이 달려 있었다. 팬들이 '세월호' 참사에 대한 애도의 의미를 담은 것이라며 편지와 함께 보낸 이 리본을 달고 나온 것이다.
이날 공연에서도 한국 팬들의 열광적인 반응을 넋 놓고 바라봤다. 그리고 두 번째 앙코르의 첫 번째 곡으로, 다른 나라 공연에서는 부르지 않았다는 '모먼트'를 들려줬다. 마지막 프린스의 '레츠 고 크레이지(Let's Go Crazy)'로 밴드 멤버들과 말그대로 광기에 가까운 열광으로 광란의 밤을 마무리했다.
그럼에도 감성의 역치를 끊임없이 넘기면서 감정의 끓는점 온도를 수없이 넘기는 그의 목소리는 오롯이 그만의 것이다. 이날 부른 엘턴 존(68)의 '로켓맨'이 그의 감성으로 솟구쳐 올랐듯이.
펀의 팀명 바로 뒤에 마침표의 하나인 온점(.)을 찍은 것은 무명 시절 자신들의 이름을 인터넷에서 검색하기가 어려워 낸 아이디어다. 이날 공연에서 증명했듯 네이트 루스에는 어떤 문장부호도 필요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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