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유세진 기자 = 지난 2012년 12월16일 인도 뉴델리에서 버스에 타고 있던 여대생을 집단 성폭행 후 버려 차 밖으로 내던져 13일 후 숨지게 한 혐의로 체포된 6명의 성폭행범 가운데 1명이 20일 3년 징역형을 마치고 석방돼 인도에서 이에 항의하는 시위가 잇따르고 있다.
이날 석방된 신원이 공개되지 않은 범인은 범행 당시 18살이 채 안 된 미성년자로 인도 형법은 미성년자에 대해 최고 3년 이상의 징역형을 선고하지 못하도록 돼 있다. 사건 당시에도 모든 범인들을 교수형에 처해야 한다는 여론이 비등했었다.
인도 정부 역시 이번 석방에 반대 법원에 석방을 막아줄 것을 탄원했었지만 뉴델리 고등법원은 18일 형집행을 마친 죄수를 더이상 잡아두는 것은 불법이라며 이를 기각했다. 또 석방에 항의하는 시위에 참가했던 희생 여대생의 아버지는 경찰에 체포되기까지 했다.
희생 여대생의 모친 아샤 싱은 지난 18일 고등법원의 석방 결정에 대해 "정의를 바로 세우려는 지난 3년 간의 노력은 실패했고 범죄가 승리했다. (법원이)숨진 내 딸이 겪었던 고통과 내가 겪은 고통을 이해했다면 범인을 석방한다는 판결은 내려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사건은 인도에서는 물론 전세계에서 거센 분노와 항의를 불러일으켰다.
사건 이후 인도에서는 성폭행범들에 대한 처벌이 강화되는 등 여러 변화가 있었지만 인도는 여전히 세계 최악의 성폭행 사건 다발국가 중 하나이며 인도 여성들은 여전히 성폭행의 불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다른 5명의 범인 중 1명은 교도소에서 사망했으며 나머지 4명은 자신들에 대한 살인 유죄 판결에 항소에 소송이 계속되고 있다. 이번에 석방된 1명은 살인 혐의에 대해 무죄 판결을 받았다. 그는 석방 후 신변 위험을 우려해 한 자선기관에서 보호받고 있다.
석방된 범인은 향후 경찰의 보호관찰 대상에 이름을 올렸지만 그렇더라도 석방된 것은 분명하다. 게다가 그의 범죄 사실은 공공 웹사이트에 기록조차 되지 않는 것으로 밝혀져 인도 국민들의 분노를 더욱 부추기고 있다.
항의 시위에 참가했던 22살의 법학 전공 여대생 3명은 한 목소리로 범인의 석방을 비난했다. 돌리 카우식이라는 여대생은 "인도의 법률은 모든 국민이 안전하다고 느낄 수 있도록 더욱 강화돼야 한다. 뉴델리 사건 이후에도 인도는 변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크리티카 두아는 "인도의 법률은 법전 상에만 존재할 뿐 사법부에 의해 실행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두아는 또 "숨진 희생 여대생이 밤 늦게 외출해 성폭행을 자초했다는 일부 정치인들의 인식이 문제라며 인도 사회 자체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모니카 카트리는 "이번 사건 같은 잔혹한 성폭행범의 경우 아무리 미성년자라 하더라도 더 오래 징역형에 처하게 하는 것이 바로 정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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