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현지시간) 폭스뉴스, CBS,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케리 장관은 이날 파리 주재 미국 대사관 관계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샤를리 에브도에서 일어난 일은 좀 다르다"며 테러가 일어날 만한 이유가 있었다고 말했다.
케리 장관은 "(샤를리 에브도 사태는) 특수한 주안점이 있었고 적법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그들이 이러저러한 이유로 정말 화가 났다고 말할 만한 이유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샤를리 에브도는 지난 1월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이 파리 본사에 테러 공격을 가해 직원 12명을 잃었다. 테러범들은 샤를리 에브도가 이슬람 선지자 무함마드를 희화화하는 만평을 그려온 데 불만을 품고 범행을 저질렀다.
케리 장관의 이날 발언은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을 자극할 만한 요소가 다분하던 샤를리 에브도 사태와 달리 파리 테러는 뚜렷한 목적 없이 불특정 다수를 공격했다는 점이 다르다고 지적한 것으로 풀이된다.
케리 장관은 파리 테러는 "완전히 무차별적"며, 마음에 들지 않는 특정한 생각을 억압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사람들을 두려움에 떨게 하려는 의도로 자행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파리 테러의 목적은 "국민 국가와 법의 지배, 존엄성 등의 모든 정신을 공격하고, 단순히 공동체를 공포에 몰아놓은 뒤 '우리가 여기 있다'고 말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강조했다.
케리 장관의 이번 발언에 대해 미국 보수 세력은 거세게 반발하고 나섰다. 폭스뉴스 논객인 케이티 맥팔랜드는 "희생자들을 탓하는 극좌 진보주의적 위선"이라며 "폭력에 대한 변명은 있을 수 없다"고 비난했다.
보수 주간지 '위클리 스탠더드'는 "케리 장관이 샤를리 에브도 학살을 정당화했다"고 규탄했다. 공화당의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는 "케리 장관의 이번 발언은 모욕적이었고 진정 어리석었다"고 힐난했다.
케리 장관은 파리 테러 이후 미국 최고위급 인사로서는 처음으로 전날 프랑스를 전격 방문했다. 그는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 등 프랑스 당국자들과 파리 주재 미국 대사들을 만나 테러 사태를 논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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