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빈 전 총리는 1978년 안와르 사다트 당시 이집트 대통령과 평화협정을 맺은데 이어,1994년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 의장과 오슬로 평화협정을 체결해 중동 평화의 획기적 전기를 마련했던 인물이다. 오슬로 협정으로 PLO를 모태로 하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구성되었고, 예루살렘 일부를 포함한 요르단 강 서안 지구와 이집트와 마주한 가자 지구가 자치정부의 영토로 결정됐으며,팔레스타인 자치와 선거를 인정하고 이스라엘 군대의 재배치 등이 이뤄졌다. .
라빈 전 총리와 시몬 페레스 당시 이스라엘 외무장관, 아라파트 PLO 의장은 이 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1994년 노벨평화상을 공동 수상했다. 그러나 라빈 전 총리는 이듬해 11월 4일 텔아비브에서 극우 청년 이갈 아미르에 의해 피살됐다.
20주기 추모식은 지난 25일부터 예루살렘의 헤르츨 언덕 묘지와 이스라엘 국회에서 엄숙하게 거행됐다. 레우벤 리블린 이스라엘 대통령은 라빈 전 총리를 암살한 아미르를 절대 감옥에서 석방하지 않겠다고 맹세했다. 앞서 아미르는 라빈 전 총리를 암살한 것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밝힌 바 있다.
최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간 폭력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라빈 전 총리가 이뤄낸 오슬로 협정이 사실상 사문화됐다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라빈 전 총리가 지금까지 살아있었더라면 이스라엘 역사가 바뀌었을 것이라는 아쉬움도 나오고 있다.
라빈 전 총리의 딸 달리아 라빈은 추모식에서 "우리는 매일 테러를 맞닥뜨리고 있고 곳곳에서 유혈사태가 벌어지고 있다"며 "다른 나라는 물론 우리나라도 전혀 변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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