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하지 기간 대형사고 왜 빈발하나 …1990년 1400여명 압사

기사등록 2015/09/24 20:39:25 최종수정 2016/12/28 15:40:02
【서울=뉴시스】오애리 기자 = 전 세계 이슬람 신도들이 평생에 한 번은 반드시 해야하는 하지 순례 기간에는 유난히 대형 참사가 자주 발생하기로 악명높다.

 1990년 7월 2일에는 사우디아라비아 메카에서 이슬람 성지인 미나와 아라파트 평원으로 향하는 보도용 터널 내에서 한꺼번에 수많은 신도들이 몰리면서 압사사고가 발생해 무려 1426명이 사망하는 참사가 빚어졌다. 사망자 대부분은 말레이시아, 파키스탄,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권 순례객들이었다.

 1994년 5월 23에는 전통의례인 '사탄의 기둥 돌던지기' 행사 중 최소 270명이 사망했고, 1998년 4월 9일에는 자마라트 다리를 건너던 순례객들 중 118명이 사망하고 180여명이 부상을 입었다.

 2000년대 들어서도 대형 참사는 이어졌다. 2001년 3월 5일 35명, 2003년 2월11일 14명, 2004년 2월 1일 251명,2006년 1월 12일에는 역시 자마라트 다리를 건너던 순례객들이 서로 뒤엉키며 넘어지면서  346명이 숨졌다.

 사우디 당국은 참사를 예방하기 위해 메카 대모스크의 신성한 검은돌 ‘카바’ 주변에 울타리를 치고 순례객들의 접근을 막고 있으며, 몇년 전부터는 이슬람국가들에 순례객 수를 할당해 참배자를 제한하고 있다. 돌던지기 행사를 ‘쉽게’ 만들기 위해 돌기둥을 돌벽으로 바꾸기까지했지만 이번에도 참사가 재연되면서 근본적인 개혁의 필요성이 제기될 것으로 전망된다.

 일각에서는 무슬림들이 하지 순례 도중 숨지면 천당에 간다는 잘못된 관념을 가지고 있는 것도 참사의 한 원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생이 끝나기 전에  하지에 참여하려는 노인들이 순례객 상당수를 차지하는 것도 사고 발생시 사망자 수가 급증하는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aeri@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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