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더 쇼' 렌카 "긍정적 삶에서 '행복한 음악' 나와"

기사등록 2015/08/10 14:25:02 최종수정 2016/12/28 15:26:17
렌카, 호주 출신 팝 싱어송라이터(사진=소니뮤직)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할리우드 스타 브래드 피트 주연의 영화 '머니볼'(2011)에서 '더 쇼'가 흐르던 장면은 '영화사에 역사적인 장면'으로 기억되지 않지만 누군가에게는 잊을 수 없는 위로의 순간이다.  

 영화 속에서 피트가 맡았던 MLB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의 단장 '빌리 빈'은 딸 '케이시'가 부르던 '더 쇼'를 듣고 위로를 받는다. "난 잠시 중간에 멈춰 있을 뿐"이고 쇼를 그냥 즐기라는 노랫말은 잔잔하면서도 달콤한 멜로디에 얹혀 뭉근하게 가슴을 적셔온다.  

 '더 쇼'의 주인공으로 행복한 음악을 들려주는 호주 출신의 팝 싱어송라이터 렌카(37)가 약 2년 만에 내한공연한다. 역시 2년 만인 최근 소니뮤직을 통해 정규 4집 '더 브라이트 사이드(The Bright Side)' 발매 기념과 지난 6월 열린 '2015 뮤즈인시티' 애프터파티를 겸한다. 지난 2013년 '뮤즈 인시티 페스티벌' 참여를 인연으로 이번 애프터파티 출연을 우선했다.

 2008년 셀프 타이틀을 내세운 첫 솔로앨범을 발표한 렌카는 드라마 '그레이 아나토미' '어글리 베티' 등에 곡이 삽입되며 인기를 끌었다. 특히 브래드 피트 주연의 영화 '머니볼'에 히트곡 '더 쇼(The Show)'가 사용되며 대중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국내 음원 차트에서도 상위권을 차지할 만큼 탄탄한 팬층을 보유하고 있는 그는 달콤하면서도 청량감 넘치는 멜로디의 곡들을 들려준다. '음악 듣기'의 행복감을 알게 해준다.  

 렌카는 최근 소니뮤직을 통해 뉴시스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행복한 음악을 들려주는'이라는 수식에 대해 "마음에 들어요. 감사하죠"라고 웃었다.

 -마음에 들어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저는 삶을 행복하고 긍정적으로 살아가려고 해요. 매일매일 다르게 새로운 것을 해보려고 하죠. 지금 사랑하는 가족이 있고 삶에서도 아주 좋은 위치에 있어요. 또 창조적인 커리어를 가지고 있죠. 그래서 행복한 음악을 만드는 것 같아요. 물론 나를 행복하게 해주는 것들은 많지만, 자연만큼 나를 행복하게 해주는 것은 없는 것 같아요. 정기적으로 자연 속에서 만끽해야 행복하죠. 최근 뉴욕에 6주동안 있어서 좀 답답했어요. 그래도 최근 녹지가 있는 곳들을 찾아 다니면서 자연을 느낄 기회가 있어서 다시 행복해지고 있죠. 시골에서 자랐기 때문에 하늘이나 나무들이 나를 아주 행복하게 해줍니다."  

렌카, 호주 출신 팝 싱어송라이터(사진=소니뮤직)
 -4집 역시 제목('더 브라이트 사이트')부터 밝은 기운이 느껴집니다(웃음). 앨범 타이틀을 그렇게 정한 이유는 무엇이고 이번 앨범 작업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긴 부분은 무엇인가요? 미국 드라마 '빌리브' 삽입곡인 '더 롱 웨이 홈(The Long Way Home)'을 포함해 '더 쇼'를 함께 만든 제이슨 리브스와 작업한 타이틀곡 '유니크(Unique)' 등 당신 고유의 달콤하고도 포근한 사운드가 가득해요.

 "바로 전 앨범 '섀도(Shadows)'(2013)는 좀 어둡기도 하면서 그 어둠 안에서 밝은 한줄기 빛을 찾는 느낌의 앨범이었요. 이번 앨범은 그것과는 완전히 반대되는 에너지를 가지고 있죠. 싱어송라이터로서 자신의 삶이 어떤지를 음악에 녹이는 것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섀도' 작업을 할 때는 임신했었고, 출산을 했고 삶에서 어찌 보면 좀 조용한 시기들을 겪었죠. 그런데 이제는 갓난 아기가 아닌 춤추는 것을 즐거워하는 한 아이의 엄마가 되었습니다. 지금 삶에서 큰 행복감을 느끼고 있고 그것을 병에 담아서 간직하듯이 이번 앨범에 담고자 했어요. 그게 이번 앨범의 의도죠. 밝고 긍정적으로 살아가려고 노력했고, 곡에도 내 삶과 노력들을 담아 보고자 했어요. 공연에서는 물론 새로운 앨범의 곡들도 부르겠지만 이전에 많은 사랑을 받았던 곡들도 부를 겁니다."  

 -영화 '머니볼'에서 흐르던 당신의 노래 '더 쇼'를 개인적으로 잊을 수 없어요. 우울할 때거나 기쁠 때거나 그 장면을 떠올리며 듣는 '더 쇼'는 항상 힘이 됩니다. 당신도 노래를 듣고 위로를 받은 경우가 많을 것 같아요. 꼭 당신의 노래가 아니더라도요. 단번에 그 기억들이 떠오르지는 않겠지만 지금 이 순간 떠오르는 기억과 곡을 말씀해주세요.

 "물론 그런 경험이 있어요. 몇 년 전에 잭 브라프가 나오는 영화를 봤어요. 영화 제목이 잘 생각이 안 나는데 거기서 이모젠 힙의 노래(영화 '더 라스트 키스'(2006)에 삽입된 '하이드 앤 시크(Hide and Seek))가 나왔죠. 그 노래를 듣는 순간 소름이 돋았어요. 그 상황의 감정이 그냥 말 그대로 피부로 와 닿았죠. 전에 배우도 했었는데 그때 감정전달이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느꼈죠. 적절하게 노래를 통해서 감정을 전달하는 것은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그런 맥락에서 음악이 상업적으로 매체에 이용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해요."  

 -당신의 곡이 CF나 영화나 드라마 등 영상 매체에 많이 삽입되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그런 부분들이 당신에게 대중적인 인기로 도움을 주는 것은 분명한데 그 외 장점이 있나요? 아니면 부담으로 작용되는 부분도 있을까요? 혹시 노래가 너무 트렌디하게 소비되는 것처럼 느껴지지는 않나요?

 "상업적이거나 너무 트렌디하게 소비되는 것에 대해 신경쓰지 않아요. 오히려 나는 좋게 생각해요. 처음에 계약을 했던 레이블에서는 내가 어떻게 의견을 말할 새도 없이 내 음악을 알리기 위해서 적극적으로 매체에 노출시켰죠. 그런데 지금 나는 어둡고 마니아적이며 소위 말하는 쿨해 보이는 그런 음악을 하고 싶지 않아요. 매체는 정말 효과적인 홍보 수단이죠. 제 음악이 사용되면 보수도 좋게 받아요. 그 돈을 이용해서 계속해서 창작활동을 할 수 있다는 점도 좋아요. 투어를 다니고 곡을 쓰고 스태프를 꾸리고 하는 데에는 돈이 많이 들어요. 아마 그런 상업적인 이용에서 나오는 수익들이 없었다면 나는 계속해서 음악활동을 하지 못하고 또 다른 직장을 구하거나 해야 했을 겁니다. 그리고 적절하게 사용된다면 노래에 담긴 어떤 감정이나 메시지를 훨씬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게 되기도 해요. 그래서 나는 전반적으로 그런 트렌디한 음악의 소비를 찬성해요."  

 -2년 전 한국에서 열린 '뮤즈 인시티 페스티벌'에 참여한 기억은 어땠나요? 여성 뮤지션만 나오는 페스티벌이라 참 매력적인데, 그날 가서 봤을 때 여성 뮤지션에서 '여성'을 떼고 볼 수 있어 정말 좋았습니다. 이번에는 그 페스티벌의 애프터 파티네요. 연관이 있을까요?

렌카, 호주 출신 팝 싱어송라이터(사진=소니뮤직)
 "당시 여성 뮤지션들만 참가하는 페스티벌이라 아주 색다르고 흥미로웠어요. 그리고 재능 있는 여성 아티스트들을 많이 만날 수 있어서 좋은 경험이었죠. 제 자신도 페미니스트로써 아주 좋은 경험이었다고 생각해요."  

 -여성 뮤지션으로서 세계 곳곳에서 노래하면서 살아가는 건 어떤가요? 아무래도 아직 남성 뮤지션보다 여성 뮤지션으로 살아가는 게 더 어려울 것 같은데요?

 "잠이 모자라는 게 가장 힘든 것 같아요. 제 일도 하면서 집안일도 하고 아이도 봐야 하니까요. 그래서 저는 항상 잠을 잘 자려고 노력해요. 그리고 투어를 할 때 반 정도는 아이를 데리고 다니죠. 그래서 지금처럼 애가 전화하다 칭얼거리기도 해요(웃음). 이번에 한국에 갈 때 애기는 안 데리고 가지만 홍콩까지는 아이를 데려갈 계획이에요. 홍콩에서 아이를 집으로 보내고 저는 한국으로 갈 것 같아요. 물론, 애기 때문에 잠도 못 자고 힘들기는 하지만, 또 아이가 힘이 돼주기도 하죠."

 -이번 내한공연에서는 어떤 모습을 보여줄 것인가요? 이미 당신의 공연을 본 팬들, 당신의 공연을 보지 않은 팬들이 이번에 당신의 공연을 봐야 하는 이유가 있다면요?

 "한국 관객들은 정말 신나고 재미있어요. 특히 젊은 여성들로부터 많은 지지를 받죠. 내 공연을 보면 '두 잇 유어셀프(DO IT YOURSELF)'(DIY)적인 느낌이 나요. 저는 무대의 세트를 직접 만드는 걸 좋아하거든요. 그래서 세트가 종이로 만들어졌고 뭔가 학생들이 공작시간에 만든 느낌이 나죠(웃음). 뭐 크게 특별한 건 없어요. 밴드가 함께 연주를 할 것이고 새 앨범의 노래도 부를 겁니다. 전에 다른 나라에서는 공연 중에 댄스 대회를 한 적도 있었요. 한국에서도 분위기가 좋으면 자연스럽게 댄스 대회로 이어질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가장 독특한 스타일로 춤을 추는 사람에게 상을 줄 계획이죠(웃음)."  

 '2015 뮤즈인시티 애프터파티 - 렌카 내한공연' : 27일 오후 8시 서울 홍대 앞 예스(YES)24 무브홀. 렌카의 밴드 친구들인 '렌카 트리오'가 함께 방한한다. 7만7000원. 액세스ENT. 02-3141-34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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