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이야기]와인의 왕과 여왕 '바롤로와 바르바레스코'

기사등록 2015/07/31 06:00:00 최종수정 2016/12/28 15:23:46
【서울=뉴시스】이연춘 기자 = 최근 전세계 와인업계에 화제가 있었다.

 이탈리아 피에몬테(Piedmont) 와인 산지가 유네스코 예비 자연문화유산 명단에 등록됐다는 소식이다. 와인 관련 유산이 세계자연문화유산으로 인정받은 사례로는 프랑스 상파뉴(Champagne), 부르고뉴(Bourgogne) 지역 다음으로 처음이다.

 피에몬테는 고대 로마 시대부터 와인을 생산해낸 오랜 역사를 지닌 지역이다. 현대까지 이어지고 있는 포도밭의 유구한 역사가 문화적 가치를 인정받았다. 그만큼 피에몬테는 이탈리아를 넘어서 전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와인생산지라고 할 수 있다.

 흥미로운 건, 피에몬테는 오랜 역사를 지닌 만큼 와인 양조 방식도 농장 방식을 유지하는 생산자들이 많다는 것이다. 굳이 비교하자면 발전된 기술의 현대적 양조 방식을 도입한 토스카나와는 다른 길을 걷고 있다.

 또 단일 품종의 포도를 사용하면서 소규모로 세심한 과정을 거쳐 와인을 생산해내기에 양조 방식만 놓고 봤을 때, 프랑스 부르고뉴에 비견되기도 한다. 다만 부르고뉴는 '피노 누아'를 사용하지만 피에몬테 지역에서는 토착 품종인 '네비올로(Nebbiolo)'를 사용한다.

 네비올로는 일명 귀족 품종으로 불린다. 기후와 일조량 등에 매우 민감해 특정 지역에서만 재배가 가능하다. 하지만 잘 재배된 네비올로는 명품 와인, 바롤로와 바르바레스코 와인을 탄생시킨다.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명품 와인을 흔히 3B라고 부fms다. 바롤로(Barolo), 바르바레스코(Barbaresco), 브루넬로 디 몬탈치노(Brunello di Montalchino)가 주인공이다. 이탈리아에서 1980년에 처음으로 와인 규정을 만들며 DOCG 등급의 와인으로 바롤로, 바르바레스코, 브루넬로 디 몬탈치노 총 3개 지역의 와인만을 선정했을 정도로 최고급 와인으로 인정받고 있다.

 이들 와인은 이탈리아 와인 생산의 양대 산맥이라고 할 수 있는 토스카나(Tuscany)와 피에몬테(Piedmont) 지역에 나뉘어 생산된다. 토스카나에 '브루넬로 디 몬탈치노'가 있다면 피에몬테에는 '바롤로', '바르바레스코'가 있다.

 바롤로와 바르바레스코는 모두 피에몬트 지방의 남동쪽 랑게(Langhe) 언덕에서 재배되는 네비올로 품종으로 만들어진다. 높은 타닌 성분과 함께 강렬한 아로마를 지니는 등 개성이 뚜렷한 것이 네비올로의 특징이기에 네비올로로 양조된 두 와인 모두 주로 무겁다는 평을 듣는다.

 바롤로는 강렬한 타닌과 함께 견고하고 남성적인 느낌이 강하다면, 바르바레스코는 바롤로에 비해 타닌이 적은 편이라 좀 더 부드럽고 향이 더 풍부한 것이 특징이다. 이런 특징을 반영해 바롤로는 '와인의 왕', 바르바레스코는 '와인의 여왕'이라는 별명이 붙여졌다.

 바롤로는 랑게 언덕 중턱의 위치한 와인 산지 이름이다. 이 지역에서 네비올로를 사용해 만들어 낸 와인을 와인 산지 이름을 따 '바롤로'라고 부른다. 경사가 가파르고 추운 곳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지리적 영향으로 타닌도 강하고 알코올 도수와 산도가 높은 와인이 만들어진다. 

 바르바레스코는 바롤로에서 동북쪽으로 떨어진 곳에 위치하고 있는 와인 산지다. 바롤로와 동일한 네비올로 품종을 사용해 와인을 양조하지만 토양과 기후가 다르기에 바롤로와 구별되는 점이 특징이 있다.  

 바롤로와 바르바레스코가 생산되는 피에몬테 지역에는 최고의 바롤로 와인을 생산하는 와이너리로 알려진 '폰타나프레다(FONTANAFREDDA)'가 있다. 폰타나프레다는 피에몬테 지방에서 약 100㏊에 달하는 포도밭을 소유하고 있는 이탈리아 최대 와이너리 중 하나이자 바롤로 와인의 최대 생산자로 유명하다. 연간 60만 병 이상의 바롤로 와인을 전세계 50개국 이상의 나라에 수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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