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천군의회, 제주도 관광성 연수 '입방아'

기사등록 2015/04/09 15:32:10 최종수정 2016/12/28 14:50:24
【옥천=뉴시스】김기준 기자 = 충북 옥천군의회가 공직선거법 위반혐의로 1심에서 당선무효형을 받은 동료 의원의 항소심 재판 날에 나 몰라라 제주도로 관광성 연수를 떠나 입방아에 오르고 있다.  군 의회는 지난 8일 제주도로 2박 3일 일정의 의정연수를 떠났다.  이번 의정연수에 전체 의원 8명 가운데 6명의 의원이 참가하고, 의회 전문위원 2명과 사무과 직원 7명도 동행했다.  문병관 의원은 이날 열린 항소심 재판 때문에 연수에 나서질 못했고, 임만재 의원은 선거 당시 '재임 기간 국외는 물론 타지 연수에 참가하지 않겠다'는 공약을 지키기 위해 불참했다.  군 의회는 의정 방향을 수립하고, 의정활동에 필요한 전문 지식을 습득하기 위해 이번 연수를 계획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군 의회의 이번 연수 일정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본래의 목적보다는 관광성 연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들이 3일 동안 실제로 받는 교육은 모두 6시간 30분에 불과하고, 나머지 시간은 식사를 겸한 간담회와 올레길 체험활동, 서귀포 5일장 견학 등 관광에 가까운 프로그램으로 짜였다.  특히 군 의회는 이번 연수를 하면서 주중 객실 사용료로 21만원을 받는 고급호텔을 이틀 동안 사용해 군민의 혈세로 귀족 연수를 한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군 의회는 단체 할인 가격인 18만8000원(조식 포함)에 이 호텔을 사용했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10만원을 넘지 않는 일반 숙박시설이 많은 제주도서 굳이 고급 호텔을 이용한 점은 군민 정서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이번 연수에 의원보다 군 의회 직원들이 더 많이 동행해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연수를 한 점도 눈총을 받고 있다.  또 의원직을 상실할 처지에 놓인 동료 의원의 재판 일정과 상관없이 추진한 제주도 연수여서 의원 간의 동료애마저 상실했다는 쓴소리를 듣고 있다.  군 의회는 2013년 11월 울릉도와 독도를 둘러보는 2박 3일짜리 의정연수를 하던 중 동료 의원끼리 입에 담지 못할 막말 추태를 벌여 파문을 일으키기도 했다.  이후 군 의회는 지난해 7대 원 구성을 하고 나서 국외연수를 하지 않는 쪽으로 의견을 모아 이미지를 쇄신하는 듯했다.  하지만 군 의회는 이번 관광성 제주도 연수로 인해 그동안 공들여 쌓은 좋은 이미지를 스스로 버리는 꼴이 됐다.  이에 관해 한 주민은 "일반 주민도 아닌 의원들이 지역을 외면하고 굳이 제주도서 연수해야 하는 것이냐"며 "군민의 혈세로 고급호텔을 사용하면서 관광성 연수를 한 점은 더욱 받아들이기 어려운 일이다"고 말했다.  kkj@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