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전쟁속 수요자 모시기 경쟁'…건설사 분양마케팅 열전

기사등록 2015/02/08 06:00:00 최종수정 2016/12/28 14:32:48
【서울=뉴시스】배민욱 기자 = '김치냉장고, TV에 아파트, 외제승용차, 명품까지…'

 지난해 하반기부터 분양시장에 훈풍이 불면서 건설사들간의 마케팅 전쟁도 뜨거워지고 있다. 건설업체들은 수요자들의 마음을 잡기 위한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이다.

 특히 분양률을 높이기 위해 외제차와 명품도 내세우는 등 경품전쟁도 가열되고 있다. 중견건설사들은 인지도 상승과 브랜드 고급화를 위해 아파트, 외제승용차, 명품백을 경품으로 걸고 수요자들의 유혹하고 있다.

 반면 인지도 등에서 앞선 대형건설사들은 주로 생활용품을 제공하는 한편 수요자들의 흥미를 유발할 수 있는 이벤트를 통해 청약률을 높이고 있다.

 8일 건설·부동산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달 26~28일 진행된 청약에서 8000건 이상의 청약접수를 받은 '청주 블루지움 B910' 오피스텔도 계약자 대상 이벤트를 진행한다. 계약자 중 추첨을 통해 세계 3대 명품백인 에르메스, 샤넬, 루이비통 백을 각각 증정한다.

 에르메스백은 에르메스 브랜드백 중 희소성이 높다는 에르메스 버킨백이다. 샤넬은 샤넬클래식 램스킨 점보백, 샤넬 보이백이 경품이다. 루이비통은 루이비통 알마PM백과 루이비통 체인 루이즈백이다.

 대명건설의 '잠실 대명벨리온' 오피스텔 분양홍보관에서는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7일까지 내방객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김치냉장고와 자전거, 32인치 LED TV 등을 증정했다.

 모아주택산업은 2월 원주혁신도시 C-6블록에 '모아엘가 에듀퍼스트'를 공급할 예정이다. 이 단지에서는 홈페이지내 관심고객 등록 후 추첨을 통해 경품을 증정하는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1등 1명에게는 32인치 TV, 2등 3명에게는 공기청정기, 3등 10명에게는 열풍기를 증정한다.

 지난달 30일 견본주택을 오픈한 '광명역 효성해링턴 타워 더 퍼스트'는 오피스텔 청약자를 대상으로 스마트 TV, 압력밥솥, 청소기 등을 제공하는 경품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서산테크노밸리' 지역주택조합은 지난해 계약자를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아파트 1채를 경품으로 제공했다. 분양가가 3.3㎡당 500만원 중반대라는 점을 감안하면 1억7000만원가량이 경품이 나온 셈이다. 고급 외제 승용차와 명품 가방, 자전거 등도 함께 경품으로 제공했다.

 대형건설사들도 분양마케팅에 지속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에는 견본주택으로 수요자들의 발걸음을 유도하기 위한 이색적인 마케팅을 선보였다. 올해도 이같은 기조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대우건설은 '이천 설봉 3차 푸르지오'를 분양하면서 견본주택 방문객 1인당 100원씩 적립해 이천쌀 1000㎏을 이천시 복지과에 기부하는 '코즈마케팅'을 진행했다.

 롯데건설의 '기흥역 롯데캐슬 레이시티'는 14장의 쿠폰이 들어있는 쿠폰북을 제공했다. 견본주택 방문시 사용할 수 있는 원두커피 무료 이용권부터 라면, 유명 테마파크 연간회원권, 밀폐용기 세트, 김치냉장고, 커피머신 등 다양한 경품에 대한 응모권이 들어있다.

 포스코건설은 풍수지리 마케팅을 펼쳤다. 포스코건설이 경북 경산시 중산동과 옥산동 부지에 조성한 '펜타힐즈 더샵'이 대표적이다. 부지가 재물을 의미하는 코끼리 모양이라 풍수학적으로 건강과 자녀복, 재물복이 따른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건설사의 마케팅 전쟁은 올해도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는 분양물량이 대거 쏟아질 것으로 전망돼 업체간의 생존경쟁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올해 민간 건설사 공급 물량은 30만8300여가구로 LH(한국토지주택공사)와 서울시 산하 SH공사 등의 공공물량까지 포함하면 40만가구에 육박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부동산시장 전망이 나쁘지 않아 아파트 물량이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며 "경쟁이 치열해지는 만큼 소비자들의 관심을 쓸 수 있는 마케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분양실패로 판촉비용을 부담하기 보다는 초기에 관심을 유도해 분양성을 올리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며 "브랜드 인지도가 있는 대형건설사들보다 중견건설사의 마케팅이 보다 활발할 것으로 보인다. 튀지 않고는 주목을 받을 수 없다는 절박함이 마케팅을 더욱 부채질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mkbae@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