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쿠아리움에 군침 흘리는 재벌②]국내 아쿠아리움, '복합 리조트'로 변해야

기사등록 2014/10/27 14:15:06 최종수정 2016/12/28 13:34:38
【고양=뉴시스】이종철 기자 = 지난 4월9일 한화 아쿠아플라넷 일산의 앵무새존에서 한 관람객이 200마리 사랑앵무에게 먹이를 주는 체험을 하고 있다. 2014-10-27  jc4321@newsis.com
【서울=뉴시스】김정환 기자 = 국내에 처음 등장한 아쿠아리움은 지난 1985년 서울 여의도동 63빌딩 지하층에 문을 연 ‘63씨월드’다. 이후 30년 가까이 지나면서 국내 아쿠아리움은 괄목할 만한 발전을 했다.

 현재 국내 아쿠아리움은 모두 7개다. 지난 10월16일 개장한 ‘롯데월드 아쿠아리움’(서울 잠실)을 비롯해 ‘한화 아쿠아플라넷 일산’(경기 고양시), ‘한화 63씨월드’(서울 여의도), ‘코엑스 아쿠아리움’(서울 삼성동) 등 최대 시장인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 4개가 몰려있다.

 수도권 이외 지역에서는 부산 해운대의 ‘씨 라이프(SEA LIFE) 부산 아쿠아리움’, 전남 여수시의 ‘한화 아쿠아플라넷 여수’, 제주 서귀포시의 ‘한화 아쿠아플라넷 제주’ 등이 활발히 관람객을 맞고 있다.

 소득 수준 향상과 여가문화의 확산으로 ‘선진국형 레저’인 아쿠아리움 관람이 국내에서도 인기를 누리면서 아쿠아리움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세계 톱10’ 아쿠아플라넷 제주

 국내 최대 아쿠아리움은 아쿠아플라넷 제주다. 지난 2012년 7월 제주 서귀포시 성산읍에 문을 열었다. 연면적 2만5600㎡(약 7740평), 총 수조 규모 1만800톤으로 오픈과 동시에 일본 오키나와 추라우미 아쿠아리움(총 1만400톤)이 오랫동안 보유하고 있던 ‘아시아 최대 아쿠아리움’의 자리를 빼앗았다.

 이후 싱가포르의 리조트 월드 센토사(RWS)에 조성된 ‘씨(SEA) 아쿠아리움’(총 1만8000톤)에 아시아 최대 자리를 내주긴 했지만, 여전히 ‘세계 톱 10’ 규모의 아쿠아리움이다. 500여 종 4만8000마리의 수서생물이 전시되고 있다.

 이곳의 메인수조 '제주의 바다'는 가로 23m, 세로 8.5m에 물 6000여 톤을 담고 있는 ‘공룡급 어항’이다. 아쿠아리움은 이제 더 이상 아시아 최대가 아니지만, 이 수조는 여전히 세계 최대 규모를 지키고 있다.

 물과 사람 세계를 경계 짓는 투명 아크릴판의 두께만 60㎝에 달한다. 아쿠아리움 건립 공사 당시 위로부터 크레인으로 아크릴판을 내려 세우는 방식으로 여러 개의 아크릴판을 내린 뒤 특수공법으로 겹쳐 붙였다. 아크릴판 제작에만 약 100억원이 들었고, 여기에 물을 다 채워 넣는 데만 꼬박 2주가 걸렸다.

 그런 특대형 수족관이기에 오픈 당시 몸길이가 4m가 넘는 고래상어를 2마리나 키울 수 있었다. 그러나 2마리 중 1마리는 폐사하고, 한 마리는 동물보호 논란 끝에 방사돼 이제는 없다. ‘바다의 왕자’의 빈자리는 만타 가오리를 비롯해 매가오리, 자이언트 그루퍼, 대형 상어, 줄고등어 1000여 마리, 자리돔 1만 마리 등 50여 종의 해양생물들이 대신하고 있다.

【서울=뉴시스】박문호 기자 = 제2롯데월드 저층부 개장 후 첫 주말을 맞은 19일 오후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 아쿠아리움을 찾은 시민들이 흰돌고래 벨루가를 감상하고 있다.   연면적 축구장 1.5개 크기의 롯데월드 아쿠아리움에서는 650종의 해양생물 5만5000여 마리가 14개 테마로 전시 중이다. 특히 가로 25m에 세로 7.3m의 대형수조와 바다의 카나리아로 불리는 흰돌고래 '벨루가' 등이 인상적이다. 2014.10.19.  go2@newsis.com
 아쿠아플라넷 제주는 오픈 이후 매년 국내외 관광객 100만 명 이상이 관람하는 제주의 새로운 명소로 자리 잡았다. ‘아쿠아리움 효과’를 잘 드러내는 실적이다.

 ◇바다코끼리·재규어도 있는 수족관

 아쿠아플라넷 제주가 수족관 본연에 충실했다면 지난 4월 오픈한 아쿠아플라넷 일산은 수족관을 넘어 ‘컨버전스 아쿠아리움’, ‘하이브리드 아쿠아리움’을 추구한다.

 지상 4층 연면적 1만4600m²(약 4417평)에 총 4300톤 규모의 수조를 갖춰 규모는 아쿠아플라넷 제주에 비견할 정도가 못된다. 하지만 해양생물 전시공간인 ‘더 아쿠아’ 뿐만 아니라 육상생물 전시공간인 ‘더 정글’을 더해 수족관과 동물원을 함께 관람할 수 있는 곳이라고 생각하면 그리 작은 규모는 아니다.

 실제로 이곳에서는 해양생물 220여종 2만5000여 마리 외에도 바다코끼리를 비롯해 물범, 재규어, 펭귄, 수달, 비버, 알락꼬리 여우원숭이, 카피바라, 금강앵무 등 다양한 육상생물들도 만날 수 있다.  

 한화의 ‘막내 아쿠아리움’답게 한화 소속의 기존 아쿠아리움들에서 그 동안 성공을 거뒀던  프로그램들을 토대로 이곳의 상황에 맞는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준비해 선보이고 있다. 아쿠아플라넷 제주에서 첫선을 보였던 도슨트(해설) 프로그램에서 더 나아가 아쿠아리스트가 관객과 동행하며 이야기도 나누고 체험도 할 수 있도록 한 것, 가로 12m·세로 6m의 메인 수조에서 수중 퍼포먼스, 수중 음악회 등을 펼치는 것, 관람객들이 앵무새존에서 앵무새에게 먹이를 주고, 파충류존에서 뱀을 만져볼 수 있게 한 것 등이 좋은 예다.

  ◇제2롯데월드, 벨루가로 손님몰이

 지난 10월16일 문을 연 서울 잠실동 제2롯데월드가 국내외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앞세운 ‘상품’은 다름 아닌 아쿠아리움이다. 엔터테인먼트동 지하층에 위치한 ‘롯데월드 아쿠아리움’은 축구장 1.5배 크기인 연면적 1만1240㎡(약 3400평), 총 수조규모 5200톤으로 수도권 최대를 자랑한다. 650종 5만5000여 마리의 해양생물을 전시한다.

 13개 테마에 따라 조성된 840m에 이르는 관람 동선은 다 돌아보는 데 3시간 가까이 소요될 정도다. 메인수조는 가로 25m, 세로 7.3m로 아쿠아플라넷 제주의 그것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 다만 용적량은 2000톤으로 그보다 훨씬 적다.

【센토사(싱가포르)=뉴시스】싱가포르의 ‘리조트 오브 센토사’ 내 ‘SEA 아쿠아리움’의 스위트룸.(뉴시스 DB)
 길이 2m가 넘는 너스 상어를 비롯해 1만여 마리의 해양생물이 생활한다. 러시아에서 수입해 온 세계적인 희귀종인 벨루가(흰고래)도 3마리나 있다.  ‘한국의 강’, ‘열대의 강’, ‘바다사자’, ‘디 오션(메인수조)’, ‘벨루가’, ‘산호초 가든’, ‘플레이 오션’, ‘해양 갤러리’, ‘해파리 갤러리’, ‘오션터널’, ‘정어리’, ‘극지방’ 등 13개 존(Zone)에는 각각의 분위기에 맞춘 테마송이 있다. 국내 아쿠아리움에서 처음 시도된 것으로 뮤지컬 음악감독 박칼린(47)이 작곡했다.

 롯데월드 아쿠아리움이 내세우는 것은 다채로운 프로그램이다. 국내 아쿠아리움이 평균 6종류의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것과 달리 이곳은 생태설명회 6종, 체험·교육 프로그램 8종 등 14종을 운영한다. 특히 캐스트가 돌아다니면서 즐겁고 쉽게 해양생물을 소개해주는 ‘캐스트에게 물어 보아요’, 무선 송·수신기를 이용해 상세하게 전시 해설을 들을 수 있는 ‘아쿠아리움 투어(예정)’ 등은 국내 아쿠아리움 가운데 유일하게 선보이는 프로그램이다.

 ◇아쿠아리움, 부가가치 창출해야

 이처럼 국내 아쿠아리움들도 과거의 ‘수족관’을 탈피한 지 오래이나 아쉬운 점도 많다. 그 중 하나가 아쿠아리움이 단순히 아쿠아리움에 그치고 있다는 사실이다.

 실제로 싱가포르의 리조트 월드 센토사 내 ‘씨(SEA) 아쿠아리움’의 경우 메인수조의 측면에 레스토랑을 붙여놓아 크고 작은 수생생물들을 감상하면서 세계적인 요리사 조엘 로뷔숑이 만든 ‘10코스 요리’ 등 다양한 메뉴를 즐길 수 있게 했다.

 뿐만 아니다. 메인수조와 복층 구조의 고급 스위트룸 11개를 맞붙여 룸에서 블라인드를 걷으면 수중 세계가 내 방 앞에서 펼쳐진다. 1박에 수백만원이지만 침대에 누워서도, 목욕을 하면서도 물고기들의 군무를 즐길 수 있다는 데 매료된 중국과 동남아 부자들의 예약이 쇄도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아쿠아리움에서 단순히 관람료 수입을 올리거나 머천다이징 상품을 판매하는 데 그치는 것은 1차원적”이라며 “해외 사례를 연구해 국내 현실에 맞춘 다양한 부가가치 증대 방안을 연구해야 할 것이다”고 조언했다.

 ace@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