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준혁 문화다움 이사장 별세, 문화기획자 1호…67세

기사등록 2014/08/18 07:53:19 최종수정 2016/12/28 13:13:52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문화기획자 1호'로 통하는 강준혁(67) 문화다움 이사장이 17일 새벽 지병으로 별세했다.

 서울대 미학과를 나온 고인은 춘천인형극제를 비롯해 안동국제탈춤축제, 세계평화축전, 한일월드컵 '수원월드컵축제 오픈문화' 등을 기획·총괄하면서 한국에 문화기획이 뿌리 내리는 데 이바지했다.   

 1947년 대전에서 태어난 강 이사장은 1966년 서울대 문리대 미학과에 입학했다. 고교 시절 음악 콩쿠르에서 잇따라 수상한 그는 본래 음대에 들어가고자 했다. 그러나 서울대 물리학과를 다니다가 음대로 재입학한 형 강준일(70·작곡가)씨과 친한 시인 김지하(73)씨의 영향으로 미학과에 들어갔다.

 1976년 세실극장 개관 작업에 참여하면서 공연계와 인연을 맺은 그는 1977년부터 소극장 '공간사랑'의 극장장을 맡으면서 문화기획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그에게 공간사랑의 극장장 자리를 맡긴 이는 이 공간을 설계한 한국 1세대 건축가 김수근(1931~1986)이다.

 두 사람의 만남은 현대 문화지평의 초석을 닦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공간사랑은 1970~80년대 사물놀이가 탄생한 곳이자 전통 공연으로 유명했다. 공옥진이 병신춤을 첫 선 보인 곳이다. 김덕수의 사물놀이, 김숙자의 살풀이춤, 이매방의 승무 등 거장들의 대표작이 이 공간에 빚졌다. 고인은 이 공연 기획을 주도한 주인공이다.

 1988년 공간사랑을 떠난 그는 같은 해 춘천인형극제를 기획, 이듬해부터 이 연극제를 시작했다. 춘천인형극제는 지방을 기반으로 하는 축제임에도 세계적인 인형극제로 자리매김했다.

 춘천인형극제를 시작한 그해 종합문화기획사무실 '스튜디오 메타'를 설립, 본격적으로 문화기획자로 나섰다. 1990년 로스앤젤레스 예술축제, 1995년 유로아시아예술제, 1998년 아비뇽페스티벌 등 해외에서도 실력을 발휘했다.

 1995년에는 다움아카데미를 세우고 문화기획자를 양성하기 시작했다. 2000~2002년 추계예술경영대학원 원장을 지낸 뒤 2004년 성공회대 문화대학원을 개설하고 이곳에 몸담다가 지난해 정년 퇴임했다.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표창(1988) 등을 받았다.

 부인 김성수(의사)씨와 형 강준일, 동생 강준택(전 춘천인형극장장)씨 등을 유족으로 남겼다.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1호실, 발인 19일 오전 9시. 02-2072-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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