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검색 한 번에…주민등록번호 '손쉽게' 조회

기사등록 2014/07/15 17:20:55 최종수정 2016/12/28 13:03:54
【서울=뉴시스】김민기 기자 = 해외 검색사이트인 구글에서 간단한 검색만으로 수백 건의 주민등록번호가 적혀있는 엑셀파일이 검색돼 논란이 되고 있다.

 이 파일에는 이름과 주민등록번호는 물론 국내 포털사이트인 네이버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도 같이 나와 있어 충격을 더하고 있다.

 15일 한 국내 인터넷 사이트에 따르면 구글 검색창에 '네이버아이디1.xlsx'라는 단어를 치면 맨 위에 나오는 검색 결과의 블로그를 들어가 이 이름의 엑셀 파일을 내려받을 수 있다.

 '네이버아이디1.xlsx'라는 이름의 파일과 '11.2.xlsx'라는 이름의 파일에는 네이버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로 보이는 단어들이 적혀있고 그 옆에는 불특정 다수의 이름과 주민등록번호가 적혀있었다. 이 외에도 다양한 인터넷 사이트와 네이버 검색 키워드 등이 적혀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중국이나 조선족 사기단들이 유출된 주민등록번호를 이용해 네이버나 트위터 등 가짜 아이디를 만들어 카지노 등의 사이트에 유입시키기 위해 이러한 파일을 만든 것으로 보고 있다.

 네이버 관계자는 "파일에 적혀진 아이디와 비밀번호는 현재 파악한 결과 유효한 것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면서 "네이버를 통해서 주민등록번호가 유출된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특히 최근 정보보호법의 개정됨에 따라 오는 8월 7일부터 모든 공공기관과 민간사업자가 법령상 근거 없이 주민등록번호를 수집·처리하는 행위가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하지만 이처럼 이미 유출된 주민등록번호의 경우 2차 피해를 막을 방법이 없어 피해자들은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다.

 국내뿐 아니라 중국의 유명 인터넷 포털사이트인 바이두(www.baidu.com)에서도 '한국인신분증호마'를 검색하면 이름과 성별, 주민등록번호 등 우리 국민의 개인정보를 나열한 자료를 수십 건 넘게 확인할 수 있다.

 게다가 주민등록번호를 입력하면 이름과 성별, 나이, 주소 등을 상세하게 알려주는 사이트도 등장했다. 이 중국어 사이트는 우리나라에서는 유해정보로 분류돼 접속이 차단됐지만 우회 접속 프로그램 등을 이용해 구글의 크롬 브라우저로 검색하면 이용이 가능하다.

 하지만 이런 상황임에도 구글에서는 자연스럽게 검색이 되는 파일의 경우 특별한 조치를 취할 방법이 없다는 입장이다.

 구글 관계자는 "주민등록번호가 저장된 파일까지 검색을 막는 것은 사실상 어렵다"면서 "다만 주민등록번호가 유출된 당사자가 검색 차단을 요청하면 검토할 수는 있다"고 밝혔다.

 kmk@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