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WC]'챔피언 3개국' 제치고 맨먼저 16강 밟은 코스타리카는?

기사등록 2014/06/21 07:18:58 최종수정 2016/12/28 12:56:37
【헤시피(브라질)=AP/뉴시스】코스타리카 선수들이 21일(한국시간) 브라질 헤시피의 아레나 페르남부코에서 열린 이탈리아와의 2014브라질월드컵 D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1-0으로 이기고 16강 진출을 확정 지은 뒤 그라운드 위에서 세러모니를 하고 있다.2014.6.21.
【서울=뉴시스】이근홍 기자 = 코스타리카가 '월드컵 챔피언'들을 제치고 가장 먼저 16강에 진출하는 이변을 만들어냈다.

 코스타리카는 21일(한국시간) 브라질 헤시피의 아레나 페르남부코에서 열린 이탈리아와의 D조 2차전에서 전반 45분 터진 브라이언 루이스(29·PSV에인트호벤)의 결승골에 힘입어 1-0으로 이겼다.

 우루과이와 이탈리아를 연달아 격파한 코스타리카는 승점 6점을 챙기며 16강 진출을 확정지었다. 잉글랜드와의 마지막 3차전에서 패해도 조별리그 통과 마지노선인 2위 안에 든다.  

 이탈리아와 우루과이는 3차전에서 1장 남은 16강행 티켓을 놓고 혈전을 벌인다. 잉글랜드는 1958스웨덴월드컵 이후 54년 만에 조별리그 탈락의 수모를 겪게 됐다.

 코스타리카는 브라질월드컵 북중미 예선에서 미국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당초 최종 라운드 진출이 목표였지만 기대 이상의 경기력을 발휘하며 브라질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탄탄한 수비가 코스타리카의 최대 장점이다. 북중미 예선 10경기를 치르는 동안 7실점으로 골문을 지켰다. 예선에 참가한 6개국 가운데 최소 실점이었다.

 득점력도 나쁘지 않았다. 13골을 터뜨리며 이겨야 할 경기에서는 확실하게 승점을 챙겼다.  

 단숨에 다크호스로 떠오른 코스타리카는 본선 조추첨 후 고개를 떨궜다. 이탈리아·우루과이·잉글랜드 등과 함께 '죽음의 D조'에 편성된 것.

 이탈리아(4회)·우루과이(2회)·잉글랜드(1회)는 모두 월드컵 우승 경험이 있는 축구 강국이다. 코스타리카는 16강이 역대 최고 성적이다. 극심한 전력 차에 비관론이 쏟아져 나왔다.  

 해외 축구 전문가 및 베팅 업체들은 코스타리카의 3전 전패 조별리그 탈락을 기정사실화했다.

 모두가 '노(NO)'라고 할 때 '예스(YES)'를 외친 이가 있었다. 코스타리카의 사령탑 호르헤 핀토(62) 감독은 "우리는 바캉스를 즐기기 위해 브라질에 가는 것이 아니다"며 북중미 축구의 돌풍을 예고했다.

 코스타리카가 큰소리치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지난 1990이탈리아월드컵에서 기적을 만들어낸 경험이 있다.

 코스타리카는 이탈리아월드컵 당시 브라질·스코틀랜드·스웨덴과 한 조에 속했다. 그때도 전문가들은 코스타리카의 3전 전패를 전망했다.

 그러나 모든 예상은 빗나갔다. 코스타리카는 브라질에만 패했을 뿐 스코틀랜드와 스웨덴을 연달아 잡아내며 당당히 16강에 올랐다.  

 '어게인(Again) 1990'을 향한 코스타리카의 꿈은 현실이 됐다.

 코스타리카는 대회 1차전에서 우루과이를 3-1로 완파하며 대이변의 서막을 열었다. 막강한 화력을 자랑하며 2010남아공월드컵 4위팀을 꼼짝 못하게 했다.

 이탈리아와의 2차전에서는 수비력을 뽐냈다. 마리오 발로텔리(24·AC밀란)·안드레아 피를로(35·유벤투스)·다니엘레 데로시(31·AS로마) 등 세계적인 스타들이 이끄는 이탈리아를 맞아 무실점 경기를 기록했다.

 코스타리카 역사상 최고의 수문장으로 평가받고 있는 케일러 나바스(28·레반테) 골키퍼의 활약이 눈부시다. 그는 1·2차전에 모두 출전해 위기의 순간마다 팀을 구했다.

 이탈리아전 결승골의 주인공 루이스도 코스타리카 돌풍의 핵심이다. 그는 스트라이커·셰도우 스트라이커·측면 미드필더 등 모든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테크니션이다. 패스·드리블·킥 능력 등 다양한 공격 옵션을 지니고 있어 매 경기마다 상대 수비의 경계 대상 1호로 꼽히고 있다.

 험난한 길을 거쳐 토너먼트에 진출한 코스타리카는 이제 더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다. 역대 최고 성적에 도전한다.

 핀토 감독은 "이번 대회가 시작하지 전까지만 해도 많은 사람들은 코스타리카 축구에 대해 거의 몰랐다. 우리가 승점을 단 1점도 따지 못할 것이라고 예상하는 이들이 대부분이었다"며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우리는 우루과이와 스페인을 꺾고 16강에 올랐다. 앞으로 또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아무도 모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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