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나달은 클레이코트에서 열리는 프랑스오픈 하면 가장 먼저 떠올리게 되는 선수가 나달이다. 이제 나달이 걷는 길은 곧 프랑스오픈의 역사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나달은 8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의 스타드 롤랑가로에서 열린 프랑스오픈 테니스대회 남자 단식 결승에서 세계랭킹 2위 노박 조코비치(27·세르비아)를 3-1(3-6 7-5 6-2 6-4)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올해 우승으로 나달은 프랑스오픈 사상 최초로 5년 연속 우승을 달성, 이 대회 역사의 한 페이지를 또 다시 장식했다.
이번 대회 전까지 프랑스오픈 남자 단식 최다 연속 우승 기록은 나달과 비욘 보리(스웨덴)가 가지고 있는 4년 연속 우승이었다. 보리는 1978~1981년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나달은 2005~2008년, 2010~2013년 각각 4년 연속 정상에 섰다.
나달이 써낸 프랑스오픈의 역사는 이 뿐만이 아니다.
이미 나달은 2012년 개인통산 7번째 프랑스오픈 우승을 거머쥐며 보리가 보유하고 있던 프랑스오픈 개인통산 최다 우승 기록(6회)를 넘어섰다.
나달이 우승할 때마다 프랑스오픈 역사가 바뀌게 되는 것이다. 이번에 9번째 우승을 차지하면서 나달은 프랑스오픈 최다 우승 기록을 '9번'으로 늘렸다.
프랑스오픈에서 '패배'라는 단어를 만난 것이 2009년 16강이 유일했다. 당시 나달은 로빈 소더링(스웨덴)에 졌다.
나달이 바꾸는 것은 프랑스오픈의 역사만은 아니다.
나달은 단일 메이저대회 최다 우승 기록을 '9번'으로 갈아치웠다. 그는 이미 지난해 8번째 프랑스오픈 우승으로 종전 피트 샘프라스(미국)과 로저 페더러(스위스)가 가지고 있던 단일 메이저대회 최다 우승 기록(7회)을 다시 쓴 바 있다.
이번 대회 우승으로 개인통산 14번째 메이저대회 정상 등극에 성공한 나달은 메이저대회 통산 우승 순위에서 피트 샘프라스(미국)와 공동 2위가 됐다. 이 기록을 세우는데 프랑스오픈이 큰 몫을 차지했음은 물론이다.
나달은 클레이코트에서 승률이 92.8%(311승24패)에 달할 정도로 강하다.
클레이코트는 공이 바운드된 뒤 속도가 느리다. 이런 특성 탓에 수비에 강한 선수에게 유리하다. 코트 바닥이 미끄러운 특성도 가지고 있다.
나달은 베이스라인 뒤쪽에서 감아치는 공격을 주로 하는데 스핀이 많이 걸려있는 탓에 클레이코트에서는 어디로 튈지 예측하기 힘들어 상대를 곤혹스럽게 한다.
클레이코트의 강자 나달이 프랑스오픈에서 물리친 이들의 면면도 화려하다.
페더러가 황제로 군림하던 시기에도 클레이코트에 선 나달 앞에서는 작아졌다. 2005년 4강, 2006~2008년 결승에서 페더러는 번번히 나달에 져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지 못했다. 페더러가 프랑스오픈에서 정상에 선 것은 나달이 일찌감치 탈락한 2009년이 유일하다.
한동안 클레이코트에서 나달의 초강세를 꺾을 이는 눈에 띄지 않는다. 나달이 써나가는 프랑스오픈 역사가 여기서 끝이 아닌 셈이다.
나달은 이날 경기 후 "스타드 롤랑가로에서 치른 경기는 영원히 잊혀지지 않을 것이다. 14번째 메이저대회 우승 또한 놀랍고 감격스러운 일이다"고 소감을 밝혔다.
상대였던 조코비치는 "최선을 다해 경기했다. 온 힘을 쏟아부었고, 모든 근력을 사용했다. 내 능력을 모두 사용했다. 하지만 나달은 클레이코트에서 최고의 선수였다"며 패배를 인정했다.
jinxijun@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