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회말 1사 1,3루 상황에서 갑자기 권형철 주심이 경기 중단을 선언했고 그라운드에 있던 선수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장비를 챙겨 자신의 더그아웃으로 들어갔다.
경기가 중단된 이유는 오후 2시부터 시작된 제393차 민방공대피 훈련 때문이다.
대개 민방위 훈련은 평일 낮에 실시되기에 오후 6시30분에 열리는 평일 프로야구는 영향을 받지 않는다.
하지만 시범경기는 오후 1시부터 시작하기에 민방위 훈련과 겹쳤다. 목동구장 뿐만 아니라 대구·대전구장도 오후 2시부터 일제히 경기가 중단됐다.
경기 전부터 감독들도 이례적인 상황에 호기심을 드러냈다.
SK 이만수(56) 감독은 "민방위 훈련으로 경기가 중단된 것은 야구하면서 처음인 것 같다"며 "사이렌 소리까지 크게 들리면 외국인 선수들이 깜짝 놀라지 않을까"라고 농담을 던졌다.
선수들은 민방위 훈련이 시작되자 소속팀 더그아웃에서 동료들과 조용히 이야기를 나누며 훈련이 끝나길 기다렸다.
오후 2시15분께가 되자 SK 수비수들이 먼저 나와 가볍게 공을 던지며 몸을 풀었고 넥센의 이택근과 서건창은 1루와 3루로 돌아가 경기를 준비했다.
1분 뒤 권형철 주심의 신호와 함께 경기가 재개됐다. 이날 시범경기는 경기시간 단축을 위해 5회말 종료 후 실시되는 클리닝 타임을 생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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