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천주교회가 평신도들로 설정된 지 230년 만인 이날 한국의 세 번째 추기경이 나올 장소인 성 베드로 대성당 이모저모를 정리했다.
성 베드로 대성당은 르네상스와 바로크 양식이 접목된 장방형 라틴 십자가 모양의 건물이다. 넓이는 약 40만㎡로 축구장 6개를 합친 것보다 크다. 동서의 길이는 221m다. 남북의 길이는 150m, 종각 꼭대기까지 높이는 153m다. 또 500여 기둥과 430여개 동상, 44개 제단, 10개 돔이 있다. 한번에 2만5000여명을 수용할 수 있다.
가장 중요한 장소는 중앙 제대다. '그리스도의 승리'를 드러내기 위해 제대 밑에 있는 사도 베드로의 무덤과 제대의 4개 청동 기둥 위에 세워진 십자가, 중앙 돔 중심이 일직선을 이룬다.
'성 베드로 사도좌 축일'은 예수가 베드로를 사도들 가운데서 으뜸으로 선택한 날이다. 세상 교회에 봉사할 권한을 주고, 지상의 대리자로 삼은 것을 기념하는 것이다.
중앙 제대 뒤 '성 베드로 사도좌'는 사도 베드로가 로마에서 선교활동을 할 때 앉았던 아까시나무 의자 조각들을 모아 5세기께 의자의 형태로 만들었다. 9세기께 오크와 상아로 이 의자를 장식했으며 교황 알렉산델 7세(재위 1655~1667)가 베르니니를 시켜 다시 청동으로 장식했다.
사도좌의 다리를 잡고 있는 4명의 청동상 중 앞쪽은 성 암브로시오와 성 아우구스티노이다. 뒤쪽은 동방교회의 대표적 교부인 성 요한 크리소스토무스와 성 아타나시우스다. 동·서방 교부들이 사도좌를 잡고 있는 것은 성령 안에서 항상 일치를 이뤄야 한다는 교회 가르침의 표현이다.
성 베드로 대성당 지하에는 사도 베드로의 무덤을 중심으로 역대 교황들의 묘소가 있다. 또 역대 교황 중 성인이 탄생하면 대성전 내벽이나 외벽에 성인상을 마련한다.
특히, 교황 그레고리오 16세(재위 1765~1846)와 교황 요한바오로 2세(재위 1978~2005)가 한국과 인연이 깊다.
1784년 조선의 평신도들에 의해 가톨릭 공동체가 최초로 꾸려진 이후 1831년 9월9일 교황 그레고리오 16세는 로마 성모 마리아 대성당에서 조선대목구의 설정을 선포했다. 교구장이 상주하는 정식 교계제도가 아닌 명의 주교가 교황을 대신해 교구를 관할하는 제도다. 파리외방전교회 브뤼기에르 주교를 초대 조선대목구장으로 임명했다. 이에 따라 단 한 명의 주교나 신부가 없는 상태에서 한국 천주교회는 보편 교회 안에서 개별교회로서 탄생했다.
요한바오로 2세는 1984년과 1989년 한국을 두 차례 방문했다. 한국 땅에 처음 도착했을 때, 땅에 입을 맞추며 '순교자의 땅, 순교자의 땅'이라고 말했다. 교황 요한바오로 2세는 시성식을 바티칸에서 거행하는 전통을 깨고 서울에서 거행했다. 기적 심사를 면제하면서 한국의 복자 103위를 성인 반열에 올렸다. 2011년 시복된 요한 바오로 2세는 부활절인 오는 4월27일 교황 요한 23세와 함께 시성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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