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사단 울진연대, 폭설로 고립된 산간지역 독거노인 '구원병'

기사등록 2014/02/13 15:30:26 최종수정 2016/12/28 12:17:25
【울진=뉴시스】전현욱 기자 = 육군 제50보병사단 울진연대(연대장 박안수 대령) 장병들이 폭설에 고립된 산간지역 독거노인들을 구출하고있어 눈길을 끈다. 사진은 군장병들이 울진군 북면 검성리 혼자사는 할머니의 집마당과 지붕의 눈을 치우고 있다.(사진제공=50사단 121연대)  photo@newsis.com
【울진=뉴시스】전현욱 기자 = 육군 제50보병사단 울진연대(연대장 박안수 대령) 장병들이 폭설에 고립된 산간지역 독거노인들을 구출해 눈길을 끈다.

 경북 울진 산간지역의 누적 적설량은 13일 기준 146㎝에 달하고 있지만 장비가 진입하기 힘든 산간 독거노인은 완전히 고립됐다. 홀몸으로 제설작업은 엄두도 내지 못하며 처마에 쌓인 눈이 쏟아질까 문 밖 출입도 할 수 없다.

 지난 10일 울진군 북면 검성리 김모(70)할머니는 보일러 연료가 바닥이 났는데도 폭설로 길이 막혀 기름을 넣을 방도가 없어 추위에 떨며 밤을 지샜다.

 마당과 진입로를 가득 채운 눈으로 유류보급차가 진입할 수도 없을 뿐 아니라 지붕 위로 1m가 넘게 쌓인 눈 때문에 처마가 무너질까 보일러 근처에 갈 엄두도 내지 못했다.

 지난 11일 야간 순찰 중 이러한 사실을 알게 된 울진대대 남우진 대위는 한밤중에 눈길을 뚫고 긴급히 기름을 넣어주고 날이 밝자 마당과 지붕 위의 눈을 모두 치워 할머니의 걱정을 덜어드렸다.

 김 할머니는 “추위에 얼어죽을 뻔 했는데 하늘이 군인들을 보내줬다”며 장병들의 손을 잡고 눈물을 글썽였다.

 또 인근의 남모(75)할머니도 처마에 높이 쌓인 눈이 언제 쏟아질지 몰라 집안에 발이 묶였다가 군 장병들에게 긴급 구조를 요청하고 도움을 받았다.

 울진연대는 제설작업 뿐 아니라 고립된 외딴 마을에는 홀로 사는 노인들에 대한 의료지원도 함께 실시 중이다.

 울진 북면 검성리 홍모(83)할머니는 얼마 전 심장수술로 병원 진료를 받아야하는 상황이었지만 폭설로 4일째 고립돼 병원에 갈 엄두도 내지 못하다가 눈길을 뚫고 들어온 군의관에게 응급진료를 받았다.

 혈압을 확인하고 홍 할머니의 건강상태를 확인한 울진연대 군의관 강민규 대위는 지역내 또 다른 독거노인들을 찾아다니며 진료를 실시하고 구호품을 제공하기도 했다.

 50사단 울진연대는 행정력이 투입되기 힘든 지역에 집중적으로 병력을 투입해 제설작업을 실시하고 있으며 주민들의 불편을 일일이 확인하고 긴급구호가 필요한 곳은 즉시 달려가 산간에 흩어져 고립된 주택 곳곳의 생명길이 열리고 있다.

 강 대위는 “폭설로 고립된 마을에 계시는 분들 대부분이 연세가 많은 어르신들이다 보니 응급지원이 필요한 곳이 적지 않다”며 “병원에 갈 수 없어 불안해하는 어르신들을 직접 찾아다니며 건강상태를 확인하고 필요한 응급약을 처방해드리는 것만으로도 안심하는 것을 보면서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hu4136@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