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년된 韓시험인증산업…90%가 영세업체
기사등록 2014/01/15 10:00:00
최종수정 2016/12/28 12:08:39
시험인증 세계 시장 153조원…韓시장 8조원 그쳐
국내 시험인증 기관 역량, 선진기관 대비 65%
【서울=뉴시스】김재현 기자 = 지난 1962년 수출검사소로 태동한 국내 시험인증 분야를 육성하는 첫 전략이 수립된 배경에는 정책 패러다임을 과감히 전환하겠다는 강한 의지가 담겨 있다.
제도, 추격형, 국내 시장 중심의 시험인증 정책을 서비스, 선도형, 해외 시장 중심으로 바꾼다는 구상이다.
2012년 기준 시험인증산업의 세계 시장은 제조업체가 스스로 시험인증을 하는 인하우스(In-house)를 포함해 153조원에 달한다. 이 가운데 국내 시장은 5.4%인 8조3893억원에 그친다.
인하우스를 제외한 세계 시장은 61조원으로 추산되며 국내 시장은 3조5650억원이다.
연평균 7~8%대의 성장률을 감안하면 시험인증산업 세계 시장은 2017년 221조7000억원으로 증가하고 국내 시장은 12조4000억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시험인증산업을 적극 육성하면 2017년 국내 시장이 13조1000억원으로 성장해 세계시장 점유율을 6% 수준으로 확대할 수 있다는 것이 당국의 분석이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시험인증을 제조업의 부가적 기능으로만 인식하고 독자적인 산업화 노력이 부족했다는 평가가 존재한다. 정부 규제 속에 안주하는 소기업 위주의 시장 구조가 형성돼 종합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실패했다는 것이다.
국내 2000여개의 시험인증 기관 중 종업원 50명 미만의 기관이 전체의 90%가 넘는 등 규모의 영세화가 초래됐다. 매출액이 500억원 이상인 기관은 불과 6개에 그친다.
국내 시험인증기관의 역량은 세계 최고 수준의 65.4%에 그치며 글로벌 기관이 시험 가능한 표준은 6100여종이지만 국내 기관은 4300여종에 불과하다.
국제 경쟁력을 갖춘 자동차, 조선 등 분야에서도 시험인증 관련 고부가가치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해 티유브이 수드(TUV SUD), 티유브이 라인란드(TUV Rheinland) 등 글로벌 기관에 국내 시장을 내줬다.
세계 시험인증산업에서 가장 두각을 나타내는 나라는 유럽국가들이다. 세계 10대 기관 중 9개(독일·스위스·프랑스·노르웨이·영국·스페인)가 유럽의 기관이다.
이 가운데 4개(Derka, TUV SUD·NorD·Rheinland)는 독일 기관이다. 독일 기관의 총매출은 9조6000억원으로 세계 시장의 16%를 차지한다.
독일의 시험인증산업 성장의 배경에는 367만개의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한 전기전자, 기계 등 제조업의 발전이 있다. 독일의 시험인증시장은 약 14조원으로 2009~2012년 연평균 8%대의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독일은 100개가 넘는 기관을 3개(TUV SUD·NORD·Rheinland)로 통합하고 명칭을 공동 사용하면서 글로벌 브랜드화에 성공했다.
중국은 지난 2007년 부처별 8개 인정기구를 중국합격평정국가인가위원회(CNAS)로 통합하고 '국가인증인정사업발전 5개년 계획(2011~2015년)'을 수립해 추진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지난해 11월 사우디아라비아 표준청에 '한국형 에어컨 에너지효율 시험체계'를 턴키 방식(설계·시공 일괄입찰)으로 수출(214만달러)하면서 첫 해외 진출에 성공했다.
이어 같은 해 12월 동일한 형태의 에어컨 에너지효율 시험소 구축 계약(210만달러)을 민간기관(ERSA)과 추가 체결하며 한국형 시험인증체계의 수출 가능성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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