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 채널 올리브의 요리대결 프로그램 '한식대첩'(연출 석정호)에서 우승한 전라남도팀의 정금례(43)씨는 "전라도 사투리로 다른 맛과 다르게 입에 짝짝 달라붙는 맛을 '개미가 있다'고 표현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정 씨는 "전라도가 엄마의 엄마에게서 전해져 내려오는 손맛을 고스란히 잘 간직하고 있는 것이 우승비결"이라고 덧붙였다.
'한식대첩'은 한식 지역연고 서바이벌 요리프로그램이다. 서울, 경기, 강원, 충청, 전라, 경상, 제주까지 전국 10개 지역을 대표하는 요리 고수들이 참가해 지역의 이름과 자존심 그리고 상금 1억원을 놓고 경쟁한다.
10주간 대결에서 끝까지 살아남은 팀이 이미자(58)·정금례(43)씨의 전라남도팀이다. 이·정씨는 광주광역시 무형문화재 제17호 남도의례음식 이수자이기도 하다.
전남팀은 결승 '지역 최고의 5첩 반상 만들기' 미션에서 기장밥, 소고기 무국, 진도 꽃게 찌개, 광양 숯불구이, 애호박 나물, 완도 전복 조림, 목포 풀치 무침, 장흥 매생이 굴전, 무안 양파 새우전 등 전라도 각지의 맛을 살린 음식을 만들어 심사위원들의 호평을 들었다.
이씨는 "전남 각 군에서 나오는 재료를 직접 가져다 썼다"며 "싱싱한 재료와 직접 담근 양념이 우리 음식을 돋보이게 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정씨는 "한식의 전통성에 남도의 전통성을 더해 음식을 만들었다"며 "우리 고장에서 정말 유명한 음식을 하나씩 뽑아 보여준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덧붙였다.
정씨는 결승에서 유리 잔을 깨고 손을 다쳤다. "요리를 하면서 긴장을 해보기는 처음이었다"며 "제발 맛있는 음식을 만들게 해달라고 기도하면서 음식을 만들었다"며 웃었다. "유리 그릇이 깨지는 순간이 가장 시청률이 높았다고 들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식대첩'에는 도전팀들만 있는 게 아니다. 심사위원을 맡은 네 명의 전문가가 함께 했다. 전통 한식의 대가 심영순, 파인 다이닝 셰프 오세득, 미식 평론가 고형욱, 한식 세계화의 젊은 CEO 조희경씨다.
우승자 이미자씨는 "우리가 만든 음식을 심사위원들이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는 것만큼 행복한 일은 없었다"며 "특히 오세득 셰프가 우리 음식을 먹는 모습이 정말 예쁘게 보였다"고 전했다. 정금례씨는 "오세득 셰프가 우리 요리가 세계3대 요리인 푸아그라보다 맛있다는 말을 했을 때 가장 행복했다"며 "우리가 만든 청국장을 사랑하는 사람에게 만들어 주고 싶다는 조희경 심사위원의 말도 기억에 남는다"고 밝혔다.
1억원의 상금으로 이씨는 "남편의 보청기와 이를 해주고 싶다", 정씨는 "남편에게 결혼반지를 새로 해주고 싶다"는 마음이다.
이들은 "'한식대첩'을 통해 간편한 음식만 찾는 어린 친구들이 우리 전통음식에 대해 관심을 더 두는 계기를 가졌으면 좋겠고, 우리 음식을 먹음으로해서 더 건강해졌으면 좋겠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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